무너지지 않고, 다시 이어 붙인 하루

많이 잤지만, 다시 나를 시작한 날

by이주원

생각보다 기록을 많이 못하고 있는 봄.

바쁘긴 정말 바쁘다.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은 필요하다.


오늘도 할 일이 산더미지만, 약을 먹기 위한 핑계로 바나나와 달걀을 먼저 챙겨 먹고

커피를 한 잔 마시며 멤버들 글을 읽고 나의 글을 쓴다.


어제는 하루를 거의 잠으로 보냈다.

저녁에 스터디도 있고 보고서 작성을 위해 오후에 출근했지만, 바카라상에 엎드려 자다가

나중에는 무중력 의자를 펼쳐놓고 대자로 누워버렸다.


스터디도 들어가지 못한 채 10시까지 자다가

노트북만 챙겨서 집에 왔다.

사실 챙겨와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과 양심상 들고 왔다.

집에 와서도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원래 남편이랑 저녁에 하기로 약속한 것도 있었는데

내 얼굴을 보자마자 남편이

“자러 가~” 하고 말해줬다.


그래서 다음에 하자고 하고, 잠옷으로 갈아입고

도윤이 옆에 누워 다시 잠을 청했다.


하루 종일 잤는데도 잠이 올까 싶었지만 금세 잠이 들었다.


그리고는 무언가에 쫓기거나 계속 찾아 헤매는 꿈을 꾸다가 깼다.

어쩌면 어제의 나를 그대로 이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수영하러 가는 날이었지만 감기 때문에 쉬었고,

아침까지도 잠이 길게 이어졌다.


7시가 되도록 자고 있는 나를 보더니 남편이

“다시 잠이 많아진 거야? 놀리기 좋겠다.”

하면서 나를 간지럽혔다.


내가 잠이 많아지면 누워서 꼼짝을 안 하니까 놀리기 좋단다.


오전 휴가를 쓸 수 있는 날이라 느즈막히 일어나

아주 천천히 씻고 10시에 출근했다.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업무의 유연성과 자율성이 있는 근무환경에 감사하다.

오늘 안에 보고서 5개를 써야 하지만, 쓰다 보면 또 금방 해낼 것이다.


나를 믿자.

이제까지 해왔잖아.

이번에도 할 수 있을 거야.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되는 거야.


다시 우울해진 건 아닐까,

오늘 아침엔 살짝 무서웠다.


그런데 씻고 싶었고,

씻고 나니 개운했다.

아직은 괜찮다.


이번 주 금, 토, 일은 제주도 호캉스 여행이다.

남편은 여행 동안은 내가 각성기인 게 좋다고 한다.

(그 말이 왠지 웃기다.)


여기서 할 일들 잘 마무리해두고

걱정 없이 쉬고 와야지.


이번에는 정말, 쉬는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


이제 일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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