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망각을 준비하는 고독한 편집자 렌의 하루

<다가오는 망각을 준비하는 고독한 편집자 렌의 자전적 하루>

<다가오는 망각을 준비하는 고독한 편집자 렌의 자전적 하루>

(편집자 주: 나의 이야기의 출발점은 지하 암반에 갇혀 있다 분출하는 샘물처럼 Autofiction일 것이다. 일명 1인칭 글쓰기로 자신의 영혼을 심연에서 달래는 선에서 모습을 추출로 드러내지만 결국은 신이 주신 인연으로 강을 따라 내려가다가 염분의 바다에 이르러 몸과 마음과 정신으로 분멸할 것이다. 우주라는 시공에서 아무도 모르는 존재의 흔적만 미미하게 남기고는 망각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 그 망각이 오기 전까지 나는 렌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 나의 지난 글을 허구적 사실로 꾸며서라도 쓰고자 할 뿐이다.)


한때 소설은 거대한 세계를 발명하는 일이었다.
작가는 신처럼 인물을 만들고, 도시를 세우고, 전쟁과 사랑과 죽음을 배열하였다. 인간은 허구 속에서 현실을 잊고자 했고, 독자는 타인의 삶을 빌려 자신의 공허를 견디곤 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이제 인간은 허구보다 현실을 더 의심하게 되었다.


현대인은 매일 자신의 모습을 기록한다.
사진을 남기고, 감정을 게시하고, 생각을 저장한다. 과거의 인간이 일기를 숨겼다면 오늘의 인간은 자신의 내면을 공개한다. 자기 고백은 더 이상 은밀한 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슬롯적 언어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autofiction, 즉 자전적 허구이다.


Autofiction은 단순한 자서전이 아니다.
그것은 진실과 허구가 서로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문학의 새로운 형식이다. 작가는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꾸며낸다. 독자는 어느 것이 실제인지 허구인지 끝내 완전히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실 여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왜 그렇게 자신을 서술했는가”이다.


미래의 소설은 아마 점점 더 거대한 서사에서 멀어질 것이다.
제국의 몰락이나 영웅의 모험보다, 한 인간의 불안과 고독, 기억의 왜곡과 자기 해석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의 소설이 “세상은 무엇인가”를 물었다면, 미래의 소설은 “나는 누구인가”를 묻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은 단순한 철학이 아니라 데이터와 기억과 감정의 조합 속에서 자전적 허구를 타고 이루어진다.


이 새로운 시대의 작가는 더 이상 전지적 신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자기 자신의 폐허를 탐험하는 고고학자에 가깝다. 어린 시절의 상처, 실패한 사랑, 돈에 대한 욕망, 자신에 대한 자바카라과 운명에 대한 원망, 숙명적 노객으로서의 공포를 하나씩 발굴한다. 그리고 그것을 완전한 진실로 제시하지 않는다. 인간의 기억 자체가 이미 허구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autofiction의 핵심은 고백이 아니라 편집이다.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침묵하는가. 어디까지 진실을 드러내고 어디서부터 자신을 연출하는가. 현대인은 모두 자신의 삶을 서술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연출한다. SNS의 사진 한 장조차 하나의 autofiction이다. 인간은 이제 살아가는 동시에 자신을 이야기로 소설화한다.


이 점에서 미래의 소설은 문학의 영역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한 사람의 검색 기록, 음성 데이터, 메시지, 사진, 투자 내역, 위치 정보조차 하나의 서사가 된다. 인공지능은 그 데이터를 읽고 한 인간의 삶을 재구성할 수 있다. 그러면 미래의 소설가는 오직 문장을 쓰는 자가 아니라, 기억과 데이터를 배열하는 편집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인간은 다시 질문하게 된다.

“완전히 기록된 인간에게 영혼은 남아 있는가?”


Autofiction의 시대가 위대한 이유는 여기 있다.
그것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끝없이 해석하려는 시대의 문학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더 이상 객관적 진실을 쉽게 믿지 않는다. 대신 각자는 자기 삶의 의미를 스스로 구성한다. 그래서 미래의 소설은 사건보다 해석에 가까워지고, 줄거리보다 고백에 가까워질 것이다.


어쩌면 먼 훗날의 독자는 거대한 판타지보다, 어느 투자자의 외로운 밤에 더 깊이 공감할지도 모른다.
수십억의 자산을 운용했지만 끝내 어린 시절의 결핍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 인간의 독백. 세계를 나름 크게 해석해 보았으나 자기 자신은 끝내 이해하지 못했던 어느 철학자의 기록. 미래의 문학은 그런 미세한 영혼의 균열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결국 autofiction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향해 쓰는 마지막 소설인지도 모른다.
신화를 잃어버린 시대, 공동체의 거대한 믿음이 붕괴된 시대 속에서 인간은 자신의 기억을 새로운 신화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신화는 완전한 진실도 완전한 거짓도 아니다.


그것은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다시 이야기하는 한 인간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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