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5년째 파라파라나 추고 있다 - 11
아마도 2004년, 나는 예전에 오락실에서 봤던 파라파라 게임을 처음으로 직접 해 보게 됐다. 정확한 이름은 파라파라 댄싱(ParaParaDancing). 기계에 올라가서 파라파라를 추면 팔의 움직임이 센서에 감지되면서 점수가 올라가는 게임이었다.
파라파라 댄싱은 일본의 음반사 에이벡스와 게임회사 코나미가 함께 만든 파라파라 파라다이스(ParaParaParadise)의 한국판이었다. 일본어 곡이 한국어로 번안되었고, 한국 가요가 추가되었다. 한국 가요에도 파라파라를 췄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프리스타일 모드’라고 해서 파라파라가 아닌 춤을 출 수 있는 모드가 따로 있었다. 물론 나는 항상 파라파라 모드만 플레이했다.
일본판인 파라파라 파라다이스에서는 화면에서 3D 캐릭터가 파라파라를 추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게임을 반복해서 플레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안무를 배울 수 있었다. 한국판인 파라파라 댄싱에서는 화면에서 안무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어디선가 따로 안무를 배워 오거나, 팔 센서에 맞춰서 적당히 춤을 지어내야 했다. 나는 인터넷 여기저기서 찾아낸 영상들로 안무를 배워 와서 플레이했다.
당시 가장 인기 있던 리듬게임은 펌프 잇 업과 댄스 댄스 레볼루션(DDR)처럼 발판을 밟는 게임이었고, 그 다음은 비트매니아나 이지 투 디제이처럼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게임이었다. 온몸을 움직이는 게임으로는 이지 투 댄서가 있었다. 파라파라 댄싱은 이 모든 게임들에 밀려서 찬밥 신세였다. 기계가 있는 오락실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래도 2004년에서 2007년까지는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파라파라 댄싱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신촌과 이대 사이에 있던 와와게임장이라는 곳이었는데, 예전에 내가 처음 파라파라를 본 신촌의 오락실과는 다른 장소였다. 와와게임장은 2007년 폐업했다.
2005년에는 수유 음악게임장이라는 곳에 다른 버전의 기계가 있다고 해서 한참 버스를 타고 갔다. 당시에는 자세히 몰랐는데, 한국판 파라파라 댄싱이 아니라 일본판 파라파라 파라다이스를 직수입해서 들여놓은 것이었다. 수록곡이 한국판보다 훨씬 많아서 한참 신나게 플레이했다. 그런데 곧 폐업하는 바람에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 되고 말았다.
내가 마지막으로 정착한 곳은 혜화역 근처의 우리게임장이었다. 대학로에 갈 일이 있을 때 잠깐 들르기도 하고, 다른 용무가 없는데 그저 게임을 하러 혜화역까지 가기도 했다. 대략 2012년까지 파라파라 댄싱 기계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