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파라파라가 뭔데? - 1

난 25년째 파라파라나 추고 있다 - 07

by이정미

파라파라는 대략 2000년 전후로 일본에서 크게 유행했던 춤이다. 그 외의 여러 나라에도 팬들이 조금씩 있기는 하지만, 일본이 아닌 곳에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적은 내가 아는 한 없다.


그래도 한국에서 어쩌다 파라파라 이야기가 나올 때 “파라파라? 그게 뭔데?”라고 묻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었던 것 같다. 2001년에 소유진이 ‘파라파라 퀸’을 발표한 덕이 클 것이다.


‘파라파라 퀸’의 안무는 실제 파라파라와는 좀 다르다. 아마 파라파라를 접한 적이 없는 안무가에게 영상을 몇 개 보여주고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 달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이 안무를 보면 파라파라가 대강 어떤 느낌인지는 알 수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경쾌한 음악에 맞춰 팔을 이리저리 휘두르면서 다리는 최소한으로만 움직이는 것이다. 다만 그저 팔을 움직인다고 해서 파라파라가 되는 것은 아니고, 안무가 곡마다 정해져 있기 때문에 외워야 한다.


파라파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유로비트에 맞춰서 추는 파라파라, 테크노(뿐만이 아니라 사실상 유로비트와 트랜스를 제외한 모든 음악)에 맞춰서 추는 테크파라, 트랜스에 맞춰서 추는 트라파라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모두 묶어서 다시 파라파라라고 부른다. 유로비트에 추는 춤을 가리키는 좁은 의미의 파라파라, 유로비트가 아닌 음악에도 추는 춤까지 모두 묶어서 가리키는 넓은 의미의 파라파라가 있는 것이다. 좁은 의미의 파라파라는 ‘유로파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면 파라파라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1980년대 일본의 디스코텍에서 시작된 것은 확실하지만,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몇 가지로 갈린다.


일단 ‘1980년에 메이지대학의 한 학생이 체육 수업에서 배운 체조를 디스코텍에서 춘 것이 시작이다’라는 설이 있다. 비교적 최근에 일본 웹사이트 몇 곳에서 발견했는데, 신빙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파라파라라는 춤을 실제로 추기 시작한 것은 1986년경이기 때문에 시간 차이가 너무 크다.


또 한 가지 설은 1970년대 후반에 등장해 1980년쯤 정점을 이뤘던 ‘타케노코족’ 문화가 몇 년 후 파라파라라는 새로운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타케노코족은 도쿄 하라주쿠의 야외에서 화려한 옷을 입고 둥글게 둘러서서 디스코를 추던 중고등학생들이다. 이 아이들이 1980년대 중반에 20대가 되면서 디스코텍에 출입하게 됐고, 그곳에서 각 곡마다 자기들이 짠 안무에 맞춰서 춤을 췄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설로 1980년대 중반 도쿄 신주쿠의 ‘제2 토아(東亜) 회관’이라는 빌딩에 대한 것도 있다. 이 빌딩에는 저렴한 디스코텍이 여러 개 있었고, 그곳에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드나들며 격렬한 춤을 췄다. 그러나 1985년에 유흥업소에 대한 규제가 늘어나면서 디스코텍에서는 격렬한 춤을 점점 금지하게 됐다. 대신 상대적으로 얌전하게 팔을 흔드는 정도의 춤이 자리 잡았다. 이것이 1986년경, 유로비트에 맞춰서 추는 파라파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파라파라’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일본어의 의태어 파라파라(ぱらぱら)에서 나왔다는 것이 중론이다. 가벼운 것이 날리는 모습을 가리키는, 한국어의 ‘훌훌’ ‘폴폴’ 정도에 해당하는 말이다. 파라파라를 출 때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묘사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설도 있다. 2000년대 중반 에이벡스에서 Super Eurobeat 시리즈의 디렉터를 맡았던 타카노 토시로가 어느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다. 1985년에 A-ha의 Take on Me가 유행했을 때, 일부 디스코텍에서 이 곡의 전주를 ‘파라파라 파 파 파파파 라라라라’ 하는 식으로 따라 부르며 다 같이 통일된 동작으로 춤추는 것이 유행했다고 한다. 이것을 디스코텍 점원들이 ‘파라파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많은 일본인들은 파라파라를 보면 일본의 전통 춤인 ‘본오도리’가 연상된다고 한다. 축제 때 여러 사람이 모여서 팔 동작 위주로 추는 춤인데, 확실히 파라파라의 조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파라파라의 정확한 기원이 무엇이든, 일본에는 다 같이 모여서 팔을 움직이며 춤을 추는 문화가 아주 오랫동안 있었는지도 모른다.


image.png'파라파라'라는 이름이 A-ha의 Take on Me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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