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희의 길 위에서 배우는 삶
이병희의 길 위에서 배우는 삶
백두대간을 넘어 만난 천년의 숨결, 대암산 용늪
국내 유일의 고층습원인 대암산용늪은 생태계 보전을 위해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탐방 인원또한 하루 300명으로 제한되며, 탐방코스는 서흥리길과 가아리길로 나뉜다
서흥리길은 대암산 용늪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용늪안내소와 전망대를 거쳐 대암산을 오르는 코스로 약 5KM를 걸어야 하며 왕복5시간 정도 소요된다
가아리길은 인제읍 가아리 탐방안내소에서 용늪 입구 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뒤 도보 탐방을 하는 코스로 왕복3시간 정도 걸리며, 하루 탐방 인원은 30명으로 제한된다.
해발 1,280M에 자리한 대암산 용늪은 약4,000~4,5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최초 습지보호지역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층습원으로 199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기생꽃,날개하늘나리, 달꽃을 비롯해 산양과 삵 등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북방계 식물과 남방계 식물이 함께 자라는 독특한 생태환경 덕분에 한반도 식생과 기후변화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들머리에서 만난 숲은 천 년의 숨결을 품고 있으며, 큰용늪은 하늘 가까운 곳에서 오래된 시간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는 그 앞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천 년의 시간을 바라보았다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와 천 년을 품은 습지가 같은 바람을 나누고 았다는 사실이 경이롭게 느껴졌으며, 어쩌면 큰용늪은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머물며 오늘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용늪의 평온한 풍경만 생각하고 찿았다면 대암산 정상 구간에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정상 직전의 급경사 구간은 바위와 나무뿌리가 뒤엉켜 있었다
발 디딜 곳을 신중히 골라야 했고, 산길 이라기보다 마음의 경사를 오르는 듯했다
미끄러운 흙길고 가파른 바위는 한 걸음마다 긴장을 요구 했지만 포기하지 않은 발끝은 끝내 정상을 향했다
험한 산길이었기에 더 넓은 하늘을 만날 수 있었지만, 정상석이 자리한 공간은 생각보다 좁았으며, 한 순간의 방심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이었다
그래도 무사히 정상석 앞에 선 것만으로도 큰 축복임을 알게 되었다
오르는 구간마다 "여기까지면 됐다" 싶었지만 산은 또 다른 굽이로 마음을 시험했다
힘들다는 말이 몇 번이나 목끝까지 올라왔지만 정상에 섰을 때 보인 것은 험한 산길이 아니라 끝내 포기 하지 않은 나 자신이었다
오늘도 넷
천 년의 용늪을 품고 무사히 산을 내려온 것이 가장 큰 선물이며, 가슴속에는 또 하나의 선물이 남았다
"할 수 있다"
그 마음 한 조각이 오늘 대암산이 우리에게 내어준 가장 귀한 정상석이며, 산은 정상보다 함께 내려올 사람이 있을 때 더 아름다운 법이라고 누군가는 말했다.
오늘도 넷
이병희
천 년을 품은 용늪은
그 자리에 그대로였고
우리는 하루를 품고
그 길을 걸었다
산이 준 선물보다
서로를 챙기며 내려온 마음이
더 오래 남는다
오늘도 넷,
그리고 좋은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