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뜰
칠곡 가실성당의 풍경은 화려하기 보다 평온해서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어릴적 성당을 다니며 자란 분들은 지금 냉담 중이라 해도 성당 풍경을 만나면 마음 한구석이 먼저 반응하게 될것이다
벽돌의 따뜻한 색감과 첨탑의 고요함, 그리고 능소화처럼 보이는 붉은 꽃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특히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첨탑이 마치 기도하는 마음을 닮았고, 성모상 주변으로 피어난 꽃들은 축복처럼 느껴진다
종소리, 성가, 미사 전의 고요함, 성모상 앞에서 두 손 모으던 기억들.....
그런 것들은 신앙이라기보다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난 요즘 냉담중으로, 냉담은 신앙을 버렸다는 뜻이라기 보다, 잠시 길을 돌아 걷고 있는 시간일수도 있다라고 나를 위로하고 있다
그래서 어느 성당을 지나거나 성당 앞에 섰을 때 괜히 마음이 먹먹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직 마음속에 꺼지지 않는 등불 하나가 남아 있다는 뜻일지 모른다.
나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다면 그것 또한 작은 은총처럼 느껴지길 바라며....
오늘도 두손 모아본다
기도의 뜰
이병희
하늘을 향해
한 채의 마음을 세우고
꽃들은 오늘도
성모님 발아래
감사로 피어난다.
머무는 빛
이병희
길 끝에 다다르니
성당이 아니라
잠시 쉬어가라는
하늘의 말 한마디가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