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JIMFF, 2026

by서희복

Jecheon International Music &Film Festival


항상 빠르지는 않다. 그래서 대부분 가장자리에 앉는다. 가장 자리, 가장 익숙한 자리, 가장 많이 앉는 자리, 가장 늦게 팔리는 자리, 가장 편안한 자리, 가장 드문드문한 자리다.


제목만 보고 상상하며 영화를 기대한다. 쇼팽은 내가 좋아하는 제목, 비발디를 주로 듣는 요즘이지만 쇼팽 라이브를 친구로부터 종종 선물로 듣는다. 내 심장 1층에 쇼팽이 살고, 최근 비발디가 2층에 들어와 산다. 첫 영화가 '쇼팽, 파리 소나타'다.


제천에 도착한 흥분, 제천을 향해 오는 두근거림을 모두 들고 영화제에서 들고 날 공간을 확인한다. 모두 같은 장소다. 그런 줄 모르고 분주히 예매한 공간이 단 한 곳이라서 놀란다. 그건 어쩌면 더 깊게 집중할 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높인다.


진한 하늘색의 깃발과 플라카드와 사람들, 그들을 가득 품은 하늘이 구름을 흘려보낸다. 이전보다 더한 밀도를 느낀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숨가쁜 움직임들이 낯설다. 체취가 들어차지 않은 곳들을 골라 다니던 습성을 버리는 날이다. 눈을 감는다. 어떤 것들을 이겨내고 참아내야 할지 마음에 힘을 준다.


언제가 그 끝이 될지 모른다. 영화제도 나도. 그래서 그곳으로부터 와서 그곳에 서서 그곳을 향해 사는 것이다. 삶의 밀도가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해지고 그만큼의 세상을 펼치는 날이다. 하나하나 영화마다 뛰어 들어가 진하다 살다 갈 것이다.

그 첫 구역 F를 향해 지금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