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을 향한 소망을 위해

[영화] 애정만세, 차이밍량 감독, 1994, 2026 재개봉

by서희복

애정만세 Vive L'Amour


밝게 튀어도 좋은 줄 알고 들어갔다가 한참을 앉아 있다 조용히 나왔다. 소망한다는 것은 여전히 눈물로 존재한다. 그대로 흘러내려도 다시 올 그것을 위해 구두 소리를 남긴다.


비어있는 구석마다 들어차는 공허가 있다. 공허 한쪽에 놓인 담배와 초록색 음료수, 펼쳐지며 흐들거리는 천 조작 같이 금세 사라지거나 찢어질 것만 같은 시간이 서로를 놓아주지 않는다.


혼자의 껍질을 쥐고, 채우려 달려든 사람의 옷깃에 기댄다.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거친 숨소리와 아래위로 삐거덕 거리는 스프링에 맞춰 작은 소망을 키운다. 오로지 거기서만 그에게서만 자라고 있는 가난한 기쁨이다.


평생 허락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공간의 냉기, 사람의 온기가 없는 빈 시멘트 건물, 낯선 냉기가 품은 욕조의 거품이 고독으로 내려앉은 곳에 그들이 있다. 허름한 도시 건물의 흉하게 깨진 기둥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다.


거품 속에 맡겨진 냄새나는 빨래처럼 어떻게든 관계에 얽혀보려 하지만 썰물이 훑어간 자리만 덩그렇다. 건너편 노래에 화음이 될 수 없고 죽은 사람이 사는 곳에 더 화려한 미래가 있다.


피는 진하고 그 끈적한 농도는 삶을 향한 몸부림이다. 스스로 온기를 멈추기엔 용기가 없다. 우연한 하이힐, 그 당황이 진실이 되어가는 아주 작은 순간을 잡는다. 아름다운 소망을 담는다.


욕망은 웃고 삶은 비굴하다. 건조한 섹스 속에 사랑은 없다. 싸구려 알코올과 건들거리는 목소리, 허락받지 않은 빈집에서 허무를 벗는다. 그 허무 안에 공허를 겪으며 그 안에 고인 끝이 보이지 않는 고독을 바라본다.


내줄 것 없는 존재에 집착하는 모기처럼 피를 향해 치열하게 덤벼볼 힘이라도 있다면 좋을 텐데. 어떤 소망을 얹어둘 일이 생길지도 모를 시간을 위해, 선채로 마시듯 먹는 도시락,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귀퉁이.


의미 없는 키스를 받은 사람도, 무언가 삶을 지탱할 것의 존재 가능성에 당황한 사람도, 자신을 뺀 세상 모든 것들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절망한 사람도 여전히 산다. 눈물 젖은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 Vive L'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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