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그러는 거니까
말을 해야만 하는 모임은 뱉기만 하기 위함도 듣기만 하기 위함도 아니고
말이 서로 휘돌아 밀착해서 다른 색깔의 그림이 나오기도 하고 온도를 갖기도 하고
소셜미디어도 뉴스도 축구도 무관심한 것이 죄는 아닌데 코너에 몰려 오징어가 되고
화제 중에 나온 축구 이야기에 지루해지려는데 H감독에 대한 징계가 당연하다고
H감독이 누군지 얼굴만 기억하는 나는 팔자 주름이 얼마큼 파였는지 안구의 불투명도는 얼마인지 그런 이미지만 덩그러니, 질문할 수밖에
징계는 왜?
월드컵에서 대패했잖아요.
스포츠인데 패할 수도 있지 않나요?
좋은 선수들에 무능한 전술은 무능력이죠.
그래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까요?
애초 무능하고 부패한 사람이었어요.
그런 사람이 어떻게 감독이 되었을까요?
그 조직의 썩은 인맥으로 감독이 된 거예요.
부패한 걸 알면서 왜 주변에서 묵인했을까요?
윗 선의 선택을 아무나 건드리지 못했대요.
위에서 낙점하면 국가대표감독이 되는가 보죠?
애초에 무바카라임한 조직의 연줄로 된 거예요.
그럼 감독을 지금 징계해야 한다는 건가요?
그럼요, 월드컵에서 개망신당했으니까요.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이었으면요?
그럼 상황이 달라졌겠죠.
과거의 부패는 묻히나요?
원래 그런 거죠.
원래 그렇다뇨?
......
잘못된 시작인걸 알면서도 눈감고 묵인한 곳에서 자라며 비웃는 '두려움 없는 권력'이라는 오물
실적이 좋으면 과거의 추한 고리와 악취가 덮어지는 '원래 그런'이라는 우울
말은 서로 엉켜 가시나무밭에서 뒹굴고 과거를 깔고 앉아 현재까지 이어진 시간에서 악취가 나는 내막을 전해 듣지는 못하고 질문의 대가로 무지하다는 손가락질과 거세게 튀는 침을 받아내야 하는 대화의 모임 주제는 축구에 관심이 없는 건 세상 물정을 모르는 거라는 일반화로 끝나고
자주 그렇듯 배는 산 정상을 정복하고
원래 그런 건 없어요 - 마지막 단어는 입안에서만 우물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