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壓倒
지난 시간이 놓아준 징검다리를 건넌다. 다시 돌아와 배웅하는 과거의 파편들이 지금의 시선을 만든다. 차갑고 무거운 것들을 놓아주고 감당할 수 있는 높이만큼 마음에 쌓는다.
세상에 날리는 흔한 단어라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사랑이 널렸다고 내가 사랑하지 않는 순간을 사랑한다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수만 번의 사랑을 몇 천 번으로 나누어 아껴가며 한다. 그 몫과 나머지만큼 다시 사랑한다. 길이 아니어도 휘들 휘들 묵묵히 간다. 흔하다는 말이 흔하다.
튀어나온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도 일어나 걷는다. 꺾어져 날카로운 모퉁이에서 만나는 숱한 갈증과 욕망들, 쥐었다 놓았다 머무르다 돌아선다. 미끄럼 타듯 지나치는 희열의 순간들이 다시 만나는 불안과 슬픔을 애도한다. 위로받은 시간들이 기쁘게 남아 어디로 가든 앞을 밝힌다. 길에서 벗어난 것 같은 사건들이 자신의 길 자체다. 멈추어 서서 가야 할 시간의 방향을 바라본다.
길을 잃은 곳에서 지난 길의 기쁨과 행복을 수거한다. 어디로 어떻게 비뚤비뚤 갈지之 도대체 알 수 없다. 멈춤을 허락하고 싶은 곳까지 뚜벅뚜벅 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