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얘기를 해요
1.
그곳에 보내기 싫은 거야 부끄러움에 담아 글이든 말이든 어떻게든 전해야 한다고 꼭 그래야 한다고 이번에는 정말 하고야 말 거라고 그래 하고는 쪼그린 무릎에 팔을 꼬아 머리를 옆으로 기대서 곰곰
2.
싫어도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거야 할 건 해야 하는 거라서 그래서 더 처참하게 널브러져 말로 할지 글로 할지 말을 직접 할지 전화로 할지 글을 톡으로 보낼지 이메일을 할지 손글씨를 써 볼지 마음이 꼬이고 다시 꼬여 뭐가 좋을지 우두커니
3.
무얼 해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그러니 안과 밖이 달라 두 온도 사이에 끼어 숨을 못 쉬는 거야 혹시 일부러 그러는 건가 여린 마음에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상하게 갈비뼈 사이가 아픈 거야 주먹이 들어갈 만한 심장 구멍에 눈을 대고
4.
왜 거기 가냐고 내가 싫댔는데 그런 거야 그러고 싶은 거야 왜 그런 색깔을 뿌리고 다니는 거야 분홍 보라 노랑 연두 그리고 버건디 그래서 꼭 이번에는 해내야지 다짐을 하고 언제가 좋을까 멍해 굿 타이밍이란 있는 건지 가슴만 까매지고 시간 여행을 하는 거야 어질어질
매일 밤 이런 악몽을 차례로 꾼다는 아이의 소원은 마음이 평화로워졌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잠자리에서 수없는 이불킥을 한다고. 새벽 두 시 반이면 깨어 서성거리며 꾼 꿈을 정리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고.
대체로 네 가지의 묘하게 서로 엉킨듯한 집착의 색깔이라 쪼그만 게 뭐 그런 꿈을 꾸냐 물으니 아이가 운다. 어른이 되어도 저런 꿈을 꾼다면 어른이 되지 않겠다는 아이에게 그랬다.
부끄러워도 당장 죽겠으면 해야지 싫은 걸 봐야 한다면 잠시 눈을 감아 죽도록 싫으면 싫다고 말하는 게 죽는 거보다 나을 거야 겉과 속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는 본질이니 렛잇고 보내주고 말아 한 번 그러면 두 번 그러고 기다리다 보면 그냥 항상 매번 쭈욱 계속 기다리는 사람이 되는 거야
아픈 가슴에 얼음 송곳질
지금은 그래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