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작가는 복도 많지!

[목소리예술연구소] 2026년 5월 북토크, 직조織造

by서희복

쓰고 쓰고 또 쓴다. 읽으며 읽히며 커다란 방패에 상처가 많다. 이상하게도 쓴다, 기이하게도 쓴다, 이게 무슨 장르냐, 나, 서희복(이하 복작가)의 지난 일 년이다. 그 이전에 쓴 긴 글도 신박하다는 평에 고개를 떨구고 그냥 쓰고 다시 쓴다. 글쓰기 배운 사람들이 이래라저래라 거푸집을 가리킬 때 복작가는 그랬다. 이건 제 집이 아니에요.


사는 방식이 글로 각인되고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다짐한다. 다양한 방향에서 날아오는 평균의 공포에 떤다. 글 읽어보니 모호하고 어렵고 구독자 많아지기는 틀렸지만 그래도 복작가 당신을 응원할게. 가끔 그야말로 아주 가끔 복작가가 평생 기대어 힘을 얻을 만한 팔로어의 메시지를 붙들고 흥분한다.



시소공작단에 초대받았다. 시와 소설의 컬래버레이션이라 명패가 그렇다. 시소,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내려갔다가 올라가며 독자를 만나는 곳에서 소설을 담당한다. 그네도 없고 미끄럼틀도 없지만, 시소로 충분하다는 이숲오 작가(이하 숲작가)가 소개한 놀이터 관리소장의 면접을 본다. 복작가의 귀가 크게 펄럭였다.


복작가가 숲작가의 팬이 된 지는 오래다. 어떤 식으로 까불어도 딱 제자리에서 꿈쩍하지 않는 숲작가를 읽으며 거푸집 없는 글쓰기의 매력에 빠진 지도 꽤 되었다. 숲작가의 글 사이를 걸으며 사유의 여백이 주는 충만한 찰나들에 매번 새로이 산다. 목소리마저 글을 쓰는 도구가 되는 그곳, 숲 작가가 글을 짓는 목소리예술연구소에서 열린 시소공작단의 첫 북토크, 날실과 씨실에 독자들의 눈빛과 목소리를 엮었다.



숲작가의 매력에 빠진 독자는 복작가뿐만이 아니었다. 작가의 목소리로 시를 들으며 경건하게 때로는 행간에서 허무를 눈치챈다. 지금에 한껏 취한다는 것의 의미와 함께 자신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를 위해 소리를 내고 감사를 표하는 숲작가의 모습이 여전히 생생하다.


숲작가의 시에서 기하학, 수학적인 천재성을 발견하곤 한다는 한 독자의 분석이 예리하게 빛으로 남았다. 그녀는 이 북토크 자리를 '설렘'이라 이름 지었다. 뜨거운 것이 터지려는 것을 참았다. 그 또한 설렘이었으리라. 직조의 마당에서 복작가가 상상으로 지어낸 이름이 한 독자의 곁에 실제 존재한다는 것에 소름이 돋았다.


복작가의 소설 속 인물과 그들의 대화와 행동, 여러 상황들을 직조와 연관해 분석한 숲작가는 진지했다. 글을 쓰면서도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사유의 귀한 가치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직조의 세심하고 세련되고 아름다운 속 뜻을 지금 다시 한번 더 새긴다. 하지만 감각은 분석하지 않고 느낄 때 온전히 이해가 가능하다.


각자가 뽑은 좋은 단어들, 문장들, 그들이 이어지며 엮어내는 직조織造의 꿈틀거림에 마음을 두니 세상이 하나로 둥글게 말리며 파도를 탄다. 부정적으로 보이는 말과 현상들을 가득 에워싼 긍정의 빛을 따라간다. 우리는 그렇게 우연히, 하지만 촘촘하게 엮이며 산다.


마음의 체기에도 조용히 들으며 충실한 순간들을 담아가려는 표정과 마주하며 집중했다.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언제 손을 들어 큰 목소리로 응원가를 부를지 때를 담아 둔다. 우리가 이렇게 서로에게 집중하는 것은 얽혀 지나가는 교차의 온기로 서로를 이으라는 메시지라 믿는다.


원하는 곳으로 서 있으라, 멈추지 않게 될 것이니. 거기서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 이숲오 작가님, 초대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6월에는 다른 형식의 바카라을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