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그레즈

[별] Megrez, 마음으로 보는 네 번째 별

by서희복

먹빛


칠흑은 없다.


어둠을 올려다본다.


네 번째 별은 아슬아슬하다.


태양보다 더 크고 더 밝은 별이다.


국자 손잡이와 몸통을 희미하게 이어준다.


도시에서 보면 위태롭게 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일곱 개의 별 중 밝기를 뽐내는 다른 별보다 더 깊은 곳에 산다.


눈에 보이는 것이 중요한 후텁지근한 시대에 하찮고 사소하게 떠있다.


메그레즈라는 그 별이 없다면 몸통은 기역자로 의미를 찾아다니는 떠돌이다.


긴 손잡이는 단도의 짧은 댕강함으로 여린 처자의 속 품 기억에 한 서린 눈물로 흐른다.


그리 떠돌거나 숨어 지낸다 해도 각각 스스로 존재의 빛을 발하는 별로 아름다울 것이다.


위에서도 아래서도 네 번째에 조용히 남아 손과 몸을 이어주는 끈끈이 별의 운명이다.


손잡이가 우아하게 길어지고 몸통의 풍성한 부피를 갖추어 커다란 국자가 된다.


자연을 깊게 품은 낮은 농가 주택 마당에서 오래 밤하늘에 머물다 간다.


산골에도 LED 가로등이 위를 향해 하늘의 반이 하얗게 바래진다.


찬란하고 따가운 빛으로 주변은 이내 실루엣을 잃는다.


1등 뒤 2등은 절망하고 3등은 참회하는 세상이다.


속살의 진심은 아랑곳하지 않는 천박을 탄다.


항상 거기에 메그레즈는 존재한다.


북두칠성의 네 번째 별이다.


경계가 없어도 강렬하다.


내 삶의 실루엣이다.


조용히 걷는다.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