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바카라의 적절성을 차치하더라도 법적인 절차는 제대로 밟아야 합니다.
7월 15일 있었던 금융위원회 부동산 공개토론회에서 주택담보대출 6억을 빌리면, 원리금 외에 추가로 1200만원의 부담금을 더 내도록 하는 정바카라이 제안되었습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예시는 이렇다. 주담대를 받을 경우 금리 외에 추가로 부과한다. 부담금 규모는 주택가격에 비례해서 산정한다. 김 연구위원은 △0~5억원 미만 0% △5억~15억원 미만 1.0% △15억원 이상 2.0%의 요율을 예시로 들었다.
예를 들어 주담대 6억원을 받아 15억원의 주택을 구입했다며 2.0%의 요율을 적용한다. 대출 6억원에 2.0%인 1200만원의 부담금이 매겨진다. 고가주택도 대출 없이 구매하면 부담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금융연구원은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금융위 부동산 토론회에서는 거시건전성 부담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저항은 적으면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에서 새로운 규제 카드에 대한 여론을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 슬롯에는 "부담금관리 기본법"이 이미 시행 중에 있습니다. 이법 제2조에서는 다음과 같이 부담금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부담금”이란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행정권한을 위탁받은 공공단체 또는 법인의 장 등 법률에 따라 금전적 부담의 부과권한을 부여받은 자(이하 “부과권자”라 한다)가 분담금, 부과금, 기여금, 그 밖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를 말한다.
즉, "세금"은 아니지만, 국가가 일방적으로 국민으로부터 강제로 징수할 수 있는 금전지급의무를 "부담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같은 법 제5조 제1항에서 부담금의 원칙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담금은 설치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공정성 및 투명성이 확보되도록 부과되어야 하며,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하나의 부과대상에 이중으로 부과되어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금융연구원에서 제안한 거시건선성 관리부담금도 "부담금관리 기본법"에 따라 설계되어야 하고 집행되어야 합니다.
정바카라방향이 적절성을 차치하더라도, 새로운 "부담금"을 신설하기 위해서는 법률을 새로 만들고 고쳐야 합니다. 즉, 국회의 입법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행정부가 국회에 해당 정바카라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4조에서는 "부담금 부과의 근거가 되는 법률에는 부담금의 부과 및 징수주체, 설치목적, 부과요건, 산정기준, 산정방법, 부과요율 등(이하 “부과요건등”이라 한다)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한다."고 하여 부담금 부과의 근거는 반드시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금융연구원이 제안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의 부과 및 징수주체, 설치목적, 부과요건, 산정기준, 산정방법, 부과요율 등에 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항이 모두 법률로 마련되어야 하고, 국회 본회의 의결을 받아야 합니다. 행정부가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단순한 정바카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헌법에는 이에 관한 본질적인 대원칙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제37조 ①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②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요약하면, 금융연구원이 제안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은 단순한 정바카라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서 시행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법률 제정안이 마련되어서, 40일 이상 국민에게 입법예고를 해야 하고, 입법예고 기간에 접수된 의견을 모두 꼼꼼히 살펴보아야 하며, 이후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국회 상임위 접수 및 심사, 국회 법사위 접수 및 심사, 국회 본회의 의결 및 정부의 공포, 시행 절차를 거쳐야 금융연구원이 제안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제도가 시행될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부담금관리 기본법 별표도 함께 개정하여서 부담금관리 기본법에 따른 부담금임을 분명히 할 필요도 있습니다.
부담금을 "준조세"라고도 합니다. 일방적으로 징수한다는 차원에서 세금과 유사하다는 취지일 것입니다.
새롭게 세금 제도를 도입하는 것만큼이나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행정부의 의지만으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도입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