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어떻게 이렇게 되었을까.

MZ세대 선수들은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 것일까.

by민법은 조변


6월 25일(목) 10시.

대한민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했으나, 0 대 1로 졌습니다.


공은 둥글고, 경기는 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실망한 것은 무기력한 경기,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한 경기를 한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목요일 오전, 일을 제쳐두고 또는 일을 하면서 다 같이 응원한 경기에

우리는 적지 않은 실망과 분노를 느꼈다. 아마도 대부분 비슷한 감정이었을 것입니다.


법학전문대학원에서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재학생을 가르치는 교원 입장에서 보면,

오늘의 그 무능력하고 소극적이었던 경기가 다소 이해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완벽한 분석은 아니겠지만, 선수들의 심리적인 차원에 대한 추측입니다.



남아공과의 경기가 끝나고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설영우 선수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공지글입니다.


지난 체코전과 오늘 남아공전에서, 설영우 선수의 플레이가 빛나지는 못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열심히 뛰어다녔던 모습은 기억에 남아있는데, 그런 설영우 선수의 소속사에서 위와 같은 공지글을 올린 점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 MZ세대 선수들은 타인의 비판과 비난에 대단히 민감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비판과 비난 중에서는 위 공지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를 넘어선 댓글도 많습니다.


"잘해야 한다.",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

"결정적인 실수를 한 사람으로 각인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생각이 우리 선수들의 마음속에 너무 크게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승리를 위하여, 골을 위하여, 조금 더 열심히 뛰고, 조금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해야 하는 순간에도

실수하지 않는 선수 그래서 욕먹지 않는 선수가 되지 않아야 하겠다는 마음이 조금 더 큰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대학 수업 시간 중에 손을 들고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학생은 없습니다.

질문하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운 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모든 질문은 수업 끝나고 개인적인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지고, 때로는 이메일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결코 부끄러운 장면을 연출하지 않겠다는 무의식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학생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우리 부모 세대가 그렇게 키웠습니다.

항상 잘하는 사람으로, 무엇이든 잘해야 하는 사람으로 키워왔기 때문에 비판과 비난에 취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하면서 타인의 시선을 더 많이 신경 쓰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우리 축구선수들도 경기가 끝나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핸드폰일 것일지도 모릅니다.

인스타 메시지를 확인하고, 본인이 나왔던 유튜브 댓글을 읽어보며, 관련 언론 기사를 읽어볼지 모릅니다.


사람이면 당연한 것이기는 합니다. 남에게 나는 어떻게 보이고 있는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이겨야 하는 월드컵 경기에서도 그러한 심리로 인하여 플레이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이기도 합니다.


공을 드리블하고, 패스하고, 슛하는 그 순간에도 '나에 대한 시선'이 나를 사로잡고 있다면,

그만큼 그 순간의 플레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순간 모든 SNS를 끊고, 유튜브 출전도 금지하고,

모든 언론 인터뷰를 차단하는 것은 구시대적 접근방식입니다.


스스로가 남의 시선, 비난, 비판 등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댓글, 메시지, 언론기사에 조금 더 무심해지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플레이에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응원하는 우리도 실수에 조금 더 관대하고 더 따뜻하게 격려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국가대표 선수에 한정되는 얘기가 아닙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MZ세대가 조금 더 스스로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부모세대와 기성세대도 배려하고 응원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조금 더 열심히, 더 적극적으로 살아가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우리는 그 모습에서 기운을 얻습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4년 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우리의 메시지였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스스로 꺾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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