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끌어당겨 주셨나 보네

by어슴푸레

"서프라이즈!"


10월 14일. 첫 번째 성지순례 사찰인 갑사의 버스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앞서 걷던 심환 법우님의 팔짱을 덥석 끼며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다. 나와 마주친 보살님의 두 눈이 순식간에 똥그래졌다.


"컴백했어요!"


해맑게 웃으며 건넨 한마디에, 나란히 걷던 숙란 법우님이 인자한 미소로 바라보다 이내 마음을 꿰뚫듯 나직이 말씀하셨다.


"부처님이 끌어당겨 주셨나 보네."


그 순간, 가슴 깊은 곳으로 무언가 툭 하고 떨어졌다.


고흥 살이를 이어 갈 수 없겠구나. 더는 학교를 보낼 수 없겠구나. 모든 걸 내려놓습니다, 마침내 하심하고 눈을 감았을 때. 황금빛 인드라망이 일제히 펼쳐지며 부처님이 나타나셨었다. 꿈인가 생신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던 일이 숙란 법우님 말씀을 듣는 즉시 떠올랐다.


환귀본처(還歸本處).


갑사의 울창한 숲길에서 가만히 읊조렸다. 마치 먼 여행을 마치고 집의 문을 열고 들어선 듯이. 말할 수 없는 평온이 온몸을 감쌌다.


화엄(華嚴).

사방이 곱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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