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는 커서를 멍하니 응시하다 고개를 들어 창밖을 내다본다. 카페의 짙은 베이지색 차양 막에 엄지손톱만 한 물방울이 동글동글 맺히다 후드득 떨어진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낙하. 빗방울이 바닥에 직선으로 내리꽂힌다. 세차지는 비바람에 속도가 빨라진다. 회색 기 섞인 다홍 보도블록 위. 투명 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찰랑한 수면이 폭격을 맞듯 부서지고 부서진다. 어서 와. 어서 와. 어서 와. 어서 와. 사방으로 흩어지는 물방울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듯 수면이 양팔을 벌린다. 한 겹. 두 겹. 세 겹. 네 겹. 대칭의 동심원이 1초. 2초. 3초. 4초. 물과 하나 될 때까지 둥글게 퍼지며 빗방울을 기다린다. 나도. 나도. 나도. 나도. 두려움 없는 방울방울이 처맛기슭에서 한 호흡으로 떨어진다. 바람 불면 부는 대로. 불지 않으면 불지 않는 대로. 바닥에 떨어져 구정물이 되는 건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이. 며칠이 흘러 다시 비로 내려도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빗방울이 나에게 묻는다.
너는 온전히 받아들이는 사람이니?
구정물도. 빗방울도.
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니?
통. 통. 통. 통. 계속해서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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