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갚음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쁜 단어

by오성진

공격을 받으면 복수를 하는 것이 인간입니다.

100 년 전의 심리학자 아들리는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분한 일을 당하더라도 거기서 멈추어야지, 맞받아치면 반드시 복수를 당한다"라고 말이죠.


분한 일을 당하면 정말 살 맛이 나지 않지요. 생각할수록 속이 터집니다.

그런데 생각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아주 아주 오래전에 이런 분한 마음 때문에 많이 힘들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로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계산의 결과가 나오더군요.


"내가 분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 악당은 알지 못한다는 것"


두 배로 화가 나는 일이죠. 미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악당에게 두 배 이상으로 갚고 싶은데,

그자는 희희낙락하고 다니니 말입니다.

그래서 추가적인 손해를 보지 말아야 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문제는 손해 안 보려고 해도 마음에는 늘 그 악당 때문에 불편한 것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빌런'


새로운 단어가 나오면 그것의 뜻을 사전에서 찾으려는 노력을 나는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느낌으로 그 뜻을 짐작하고, 짐작한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였지요

빌런이라는 처음 들으니 '밥 딜런'이 머리에 떠오르더군요. 되게 유치하지요?

그래서 빌런이라는 것이 악당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저기에서 빌런 빌런 하고 이야기를 하니, 어쩔 수 없이 찾아보았더니, 세상에, 악당이더군요. 이런 나쁜......


세배로 화가 났습니다. 같은 사람에게 악당이라는 명칭과 빌런이라는 명칭이 더해지니 속이 더 상했지요.

이러다가는 웬수 갚기 전에 저 세상으로 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방법을 찾고 찾았습니다.

찾아가는 시간이 20년 이상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찾았습니다.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말이죠.


마음에 내키지는 않지만 기도하라는 말씀에 따랐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은 앞의 글에 일부 언급되어 있을 겁니다.


그러다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원수에게 복수를 하고자 하면, 그가 했던 것과 반대로 하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현명한 황제라고 칭송받는 이유를 이 말에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원수가 한 것과 반대로 하면,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행동이 됩니다.

참으로 기가 막히게 멋진 해결바카라이었습니다.


그래서 화나는 일을 당하면, 반대의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듭해 나가는 중에 마음은 점점 평화로워져 갑니다.

내 감정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늘어가는 것에 자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논리 정연함이 승자의 길은 아닙니다.


@컬러코드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깨달아지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작가는 공공디자인을 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그분의 글을 읽으면서 디자인이라는 것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한 구절마다 깨달아지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사람은 기능보다 감정을 기억한다"라는 최근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살아온 것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는 가장 좋은 진료 결과를 얻고자 모든 마음을 써 왔다고 자부를 해 왔지요.

그런데 그러한 마음이 환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때가 참 많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것을 나는 "환자는 치료에 관해서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나의 생각이 얼마나 협소했던가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사람은 단지 기능이 뛰어난 제품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기분 좋게 만드는 제품을 더 오래 사랑한다"

-도날드 노먼


내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들을 이 말에 비추어 보니, 정말로 기분 좋은 것이 기억에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멋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만, 그런 곳을 찾는 이유가 반드시 커피 맛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구요.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앉아 있을 수 있다면, 장소나 환경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행복한 환경


현명한 황제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스스로에게 타일렀던 말들을 읽으면

세상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지혜가 마음에 스며드는 것을 느낍니다.

말씀 하나하나가 거부할 수 없는 지혜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는 역사적으로 훌륭한 스승들로부터 끊임없는 지도를 받으면서

그것을 삶에서 실천해 왔다는 것을 생각할 때,

그 시대보다도 월등하게 많은 지혜가 가득한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그런 평안의 지혜를 얻기가 정말로 좋은 환경이라는 것을 생각합니다.

더위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쾌적한 환경에서 읽을 수 있는 바카라들이 가득한 도서관이 여기저기에 많은 우리나라임을 생각하면

우리는 참 행복한 나라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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