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을 따질수록 억울한 일이 많아진다

삶의 무게중심을 받는 것에서 주는 것으로

by리더십마스터 조은지멘토

최근 "엑셀 이혼"이라는 말을 접했다. 부부가 결혼생활 동안 누가 생활비를 얼마나 냈는지, 집안일과 육아를 얼마나 했는지 등을 엑셀에 기록해 두고 서로의 기여를 따지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이혼을 준비하거나 재산 분할 등을 위해 각자의 기여를 객관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상황은 다른 문제다. 한 사람에게 경제적 부담이나 가사와 육아가 지나치게 쏠리고 있다면 그것 역시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 그런데 나는 "부부가 함께 살아온 시간을 엑셀에 기록한다"는 사실 자체가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결혼생활의 모든 것을 정확히 반으로 나누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이번 달에는 내가 집안일을 조금 더 할 수 있고, 다음 달에는 배우자가 더 많이 할 수도 있다. 한 사람이 바쁘면 다른 사람이 아이들을 더 챙길 수도 있고, 한 사람이 아프면 상대가 한동안 두 사람의 몫을 감당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모든 순간을 기록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번에도 내가 했는데."
"이번 달에는 내가 더 많이 냈는데."
"아이 병원은 왜 항상 내가 데리고 가지?"
"나는 이만큼 했는데 당신은 나한테 뭘 했어?"

계산을 시작하는 순간, 내가 더 한 것과 덜 받은 것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회사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왜 저 사람은 저 일만 하는데 나는 이것까지 해야 하지?"

"저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를 주면서 왜 나에게는 주지 않지?"

"나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저 사람이 더 인정받지?"


물론 실제로 불공평한 일은 존재한다. 같은 기준을 누구에게는 적용하고 누구에게는 적용하지 않거나, 한 사람에게만 계속 바카라임과 희생을 요구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공평은 관계와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가치다.


그런데 공평을 너무 중요한 가치로 두기 시작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자꾸 계산하게 된다. 공평한지 확인하려면 비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한 것과 상대가 한 것을 비교하고, 내가 받은 것과 다른 사람이 받은 것을 비교해야 한다. 내가 더 많이 했는지, 덜 인정받았는지, 상대가 나보다 좋은 대접을 받고 있는지를 계속 살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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