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거절하지 못한 일의 대가를 누군가 대신 치른다
리더들을 코칭하다 보면 유난히 거절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상사가 일을 부탁하면 이미 팀에 일이 가득한데도 일단 "네, 알겠습니다"라고 한다. 다른 부서에서 협조를 요청해도 웬만하면 받아준다. 부탁한 사람을 실망시키는 것이 불편하고, 자신 때문에 관계가 어색해지는 것도 싫기 때문이다.
그 마음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바카라임감이 강하거나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 중에도 이런 유형이 많다. 웬만하면 내가 조금 더 수고하고 말자는 마음으로 부탁을 받아들인다. 주변에서는 협조적이고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문제는 내가 "YES"라고 말한 일을 항상 내가 감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내가 조금 더 바빠지고, 내가 조금 더 수고하면 끝나는 일이라면 자신의 선택일 수 있다. 힘들어도 내가 감당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니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리더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리더의 결정은 자신에게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상사에게 새로운 업무를 받아온 팀장은 결국 그 일을 팀원들에게 나눠준다. 다른 부서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준 뒤 실무는 아랫사람이 맡기도 한다. 팀장은 "저희가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지만, 정작 그 일을 해야 하는 팀원들에게는 괜찮은지 묻지 않았다.
이때 YES라고 말한 사람과 그 YES의 비용을 치르는 사람이 달라진다. 팀장은 협조적인 리더가 되지만 팀원들의 일은 늘어난다. 팀장은 상사와의 불편한 대화를 피했지만 팀원들은 기존 일정을 조정하거나 야근해야 할 수도 있다. 자신이 순간의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한 대답을 다른 사람들이 시간과 에너지로 감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팀원들은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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