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긴 사람은 왜 보고서도 길어질까

핵심을 고르는 것도 업무 능력이다

by리더십마스터 조은지멘토

얼마 전 한 리더가 작성한 기획안을 피드백할 일이 있었다. 한 페이지 정도면 충분한 내용이었는데 문서는 예상보다 훨씬 길었다. 왜 이 기획을 하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해서 현재 상황, 자신이 고민했던 과정, 참고한 사례와 세부적인 운영 방법까지 빼곡하게 들어 있었다. 분명 열심히 고민한 흔적은 보이는데, 몇 페이지를 읽고 나서도 정작 "그래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문서를 함께 보면서 내용을 하나씩 덜어냈다. "이 내용은 의사결정에 꼭 필요한가?", "이 이야기를 빼면 기획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생기는가?", "이 문서에서 상대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물으며 정리했다. 그렇게 몇 번을 걷어내자 핵심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그런데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가 평소 이야기하는 방식과 보고서를 쓰는 방식이 무척 닮아 있었다. 평소에도 질문을 하나 하면 결론부터 말하기보다 그 일이 시작된 배경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는 편이었다.


국장이나 팀장들을 오랫동안 코칭하다 보니 이런 모습을 종종 발견한다. 평소 배경 설명이 길고 장황한 사람은 회의에서도 비슷하게 말하고,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비슷한 방식으로 정보를 담는 경우가 많다. 말하는 습관은 단순히 화법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를 정리하고 전달하는 방식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배경 설명이 많은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상대가 오해하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하려는 마음일 수도 있고, 자신이 고민한 내용을 빠짐없이 전달하려는 바카라임감에서 나올 수도 있다. 문제는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전달하는 것과 상대가 잘 이해하도록 전달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많이 알려주면 상대가 더 잘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보의 양과 이해의 정도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도가 다른 정보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오히려 핵심이 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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