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 씨가 떠난 뒤에도 2번 방 문은 한동안 굳게 닫혀 있었다. 정희 씨는 "새 사람 받을 끼다"라고 큰소리쳤지만, 장바구니에 지훈 씨가 좋아하던 고등어를 무심결에 담았다가 다시 내려놓는 모습을 나는 몇 번이나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편함에 두툼한 봉투 하나가 꽂혀 있었다. 보낸 사람 이름에 투박하게 적힌 세 글자, '김지훈'.
"아줌마! 지훈 씨한테 편지 왔어요!"
내 외침에 부엌에서 콩나물을 다듬던 정희 씨가 고무장갑도 벗지 않은 채 뛰어 나왔다.
"뭐라꼬? 그 문디 자석이 살았나 죽었나 소식도 없드만, 뭔 편지고!"
정희 씨는 손을 덜덜 떨며 봉투를 뜯었다. 봉투 안에는 정성스럽게 쓴 편지 세 장과 함께, 빳빳한 신권 만 원짜리 열 장이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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