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 씨의 시험이 끝난 후, 하숙집에는 묘한 적막과 함께 새로운 손님이 찾아왔다. 정희 씨가 예고했던 '다크서클이 턱 끝까지 내려온 가시나', 미나였다. 미나는 출판사에 갓 입사한 신입이었는데, 매일 야근에 시달리느라 얼굴이 누렇게 떠 있었다.
"아지매, 저 오늘 저녁은 안 먹을래요... 입맛이 없어서..."
미나가 가방을 끌고 방으로 들어가려 하자, 정희 씨가 국자를 들고 막아섰다.
"어데를 가노! 니 지금 입술이 하얗다 못해 퍼렇다! 서울 밥이 그래 맛이 없드나? 아님 회사 상사가 니 속을 그래 긁어놓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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