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에게
먹구름을 이고
하늘을 올려다보던 사내에게
나는 묻지 않았다
왜 그렇게까지
얼굴이 어두운지
그는 이미 알고 있는 사람처럼
고개를 들고 있었다
한 번도
맑은 날이 없었다는 표정으로
구름이 낮게 깔린 날,
빛은 늘 보이지 않는 쪽에 있었다
나는 한때
그 위를 지나본 적이 있다
비행기 창에 이마를 기대면
구름은 바다처럼 펼쳐지고
그 위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양이 떠 있었다
77번 탑승구를 지나
11F 좌석에 앉아
나는 생각한다
보이지 않아도
사라진 적 없는 것들에 대해
구름 아래로
다시 내려오면서도
눈부시던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처럼
당신의 봄이
조용히 밝아지기를
어딘가에
당신을 향해 있는
빛 하나쯤은 있다고
나는 믿는다
ㅡ칭다오에 사는 이방인, 《云上太阳》
이방에서 저방으로 가는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