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투른 글이라도 좋아해 줘서 고마웠어요

by두근거림


인터넷 플랫폼에 공개적으로 글을 올리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있다. 바로, 독자들의 반응이다. 온라인카지노로 보자면 조회수, 라이킷, 댓글로 반응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독자들의 호응이 글을 쓰게 만드는 유일한 조건은 아니지만, 지속하게 만드는 동기가 되어주는 것 같다.


"요즘 고민이 하나 있는데 말해봐도 괜찮을까요?" 온라인 게임 동료에게 물었다. 동료가 말해달라고 하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조회수가 잘 안 나와서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글을 쓰시는데요?"

"사는 게 어렵다, 곤란하다 같은 일상에 관한 글을 쓰고 있어요"

"사람들이 잘 안 읽을 수 있겠는데요? 맛집 리뷰를 써보는 건 어떠세요?"

"오.. 좋은데요? 음식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맛이 어땠는지도 적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온라인카지노에 맛집 리뷰를 쓴다면 어떨까. 회사가 충무로 근처에 있으니까 온라인 게임인의 점심 식사를 주제로 써볼 수 있을 것 같다. 제목은 다음과 같이 지어볼 수 있겠다.


잊고 있었던 고향의 맛. 보글보글 김치찌개.


온라인카지노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다. 구독자가 많을 때는 16,000명을 넘었다. 온라인카지노에서 다음 포털이나 카지노에 노출시켜 주지 않으면 조회수가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꾸준히 읽어주는 이들이 있었다.


최근 구독자는 12,000명 남짓. 새 글을 발행했을 때, 발생하는 조회수는 40회 정도. 라이킷을 누른 횟수는 조회수보다 적고, 댓글수는 더더욱 적다.


환경의 변화를 인정하고 적응해야 하는 것일까. 온라인카지노로 따지자면 멤버십 기능을 활용하거나, 온라인카지노북으로 연재하거나, 다른 작가들의 글에 라이킷을 누르거나, 제목을 자극적으로 짓거나, 가독성을 위해 내용을 줄여야만 할까. 그래야만 떠나간 독자들이 다시 돌아올까.


pexels-light-bulb-1867166_1920.jpgImage by Pexels, obtained from Pixabay.


사는 게 한창 힘들 때가 있었다. 때는 2016년. 온라인 게임 상사의 괴롭힘과 퇴사, 재입사에 관한 고민으로 고통스럽다는 글을 온라인카지노에 자주 올렸었다. 그때, 온라인카지노에 꾸준히 방문하던 독자가 한 명 있었다. 그는 9개월 가까이 내가 작성하는 글에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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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로 인해 괴로웠던 경험을 글로 남겼었다. 그는 자신도 비슷한 상황에 있으며 고통스럽다고 댓글을 남겼다. 현재는 글을 삭제하여 어떤 내용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그에게 댓글을 남기며 우리의 관계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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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댓글에 그가 다시 댓글을 달았다. 내가 기억하는 선에서 그는 가장 긴 댓글을 남겨주는 독자였다. 그의 댓글에는 자신의 상태나 환경, 생각, 감정, 바람을 전달하는 언어가 섬세하게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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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남긴 댓글이 재입사를 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며 글로 활용한 적이 있었다. 결심과 행동은 다른 차원이다. 우리는 결심한 주제를 행동으로 전부 옮기진 않는다. 그의 댓글은 재입사 제안을 거절하는 데 큰 힘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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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을 기다리는 독자가 있을 수 있겠다고 처음 생각했다. 자신의 사연을 보태어 나의 마음을 위로하는 그의 댓글이 서투른 글이라고 괜찮다고, 기다렸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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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메모장에 쌓인 단상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글에서 모처럼 댓글을 남겼다. 첫 댓글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재댓글에서는 상황과 다짐을 남겨두고 더 이상 댓글을 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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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마지막으로 댓글을 남긴 지도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나는 온라인 게임을 네 번 옮겼고, 직업을 한 번 바꾸었다. 현재는 대학교에서 상담심리사로 일하고 있다. 상담자로서 내담자가 가진 고민을 알고 싶어 하고, 어떤 선택을 내리고 싶은지 궁금해하고, 이윽고 내린 결정을 존중하려고 노력한다.


가끔은 어설프게나마 나의 경험을 개방한다.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지나온 삶, 괴로웠던 때, 연결되었던 순간, 겪어보기로 결심했던 과정을 단편적으로 말하고는 한다. 그가 나에게 전해주었던 것처럼, 진실한 마음으로 상담에 참여하기 위해 분투한다.


나는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혼자서 지나오지 않았다. 그가 있었다. 독자들이 있었다. 기꺼이 방문하여 글을 읽고, 라이킷을 누르고, 댓글을 남긴 그들이 나를 지켜주었기 때문에,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두 번째로 출간한 바카라의 제목은 '좋은 사람 곁에 좋은 사람이 남는다'이다. 출판사에서는 어떤 제목이 좋겠냐고 물었었다. 나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이 있었다면'이라고 대답했었다. 결국 바카라의 상업성을 고려하여 출판사에서 제안한 제목으로 결정되었다.


최종 원고를 정리하며 '만약, 내 마음을 위하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여기 담긴 글을 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누구나 내면에 크고 작은 결핍을 지니고 살아간다. 내가 경험한 결핍을 스스로 외면해 온 만큼, 큰 만큼 환상 속의 누군가가 정화시켜 주기를 나는 바랐다.


사람과 사람은 구분되어 있지만, 내면과 외부 세계는 연결되어 있다. 나에게는 적어도 결핍을 고백하는 나를 알아주는 누군가가 필요했다. 다수의 사람이 내 글을 읽고 반응해 주기를 여전히 기대한다. 체험은 몸과 마음을 통해 기억된다. 내가 쓴 글을 기다리고, 좋아해 주고, 응원하는 독자들이 있었다. 그들이 제공한 경험은 나의 몸에서, 마음에서 어김없이 반짝이고 있다.


자신조차 알아주지 않는 마음을 타인이 알아줄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자기로부터 위로할 수 있다. 이제는 글의 첫 번째 독자인 내가, 마음으로 적은 글자들을 읽으며 미소 짓는다.


'나한테 그런 일이 있었구나'

'내가 많이 힘들었구나'

'나한테 위로가 필요했구나'


나는 온라인카지노를 찾아오는 여러 독자를 잃었다. 내 글이 재미없을 수도 있고, 지루할 수도 있고, 뻔할 수도 있다. 그래도, 그래도 괜찮다는 마음이 인다. 내가 있으니까. 나를 얻었으니까.


불만족스러우려면 크고 작은 일을 한 없이 키워낼 수 있고,

만족스럽기 위해서는 사소한 순간이면 충분하다.




독자님.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안부가 궁금하네요.

계신 그곳에서 건강히,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해요.


저도 여기에서, 잘 지내볼게요.

어떤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자신을 믿고 나아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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