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숙제를 풀고 있을까.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는 무엇이고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그건 '사랑에 관한 정의' 일까.
몇 가지의 기호들 위에
연필을 도르르 굴려 찍어
때 묻은 구식으로
사랑의 답을 찾다가도
왜 또 우리는 서술형으로 적으려 하는 걸까.
당장 내일의 생사도 알지 못하면서
평생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이
녹아버릴 없어질 것 만 같은
영원한 약속을 하며
서로의 눈을 마주하는 걸까.
아마도 그 인생의 거대한 물음 앞에
인간은 꿀벌처럼 정해진 점선을 따라
빙빙 돌지는 않을까.
사랑의 숙제를 풀고, 문제를 내기도 하며.
세상에서 가장 고되고 행복한 꿀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