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쏟아지던 날, 블로그 교육에 다녀왔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일곱 달쯤 되었을 때였다.
교육을 들으며 문득 웃음이 났다.
그동안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블로그를 하고 있었구나.
카테고리를 어떻게 나누는지, 타이틀은 어떻게 만드는지,
사람들이 읽기 편한 글은 어떻게 쓰는지.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블로그는 이미 일곱 달째 이어지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시작도 그랬다.
여행지의 한 카페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의 두 번째 막을 기록해 보고 싶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블로그를 검색했고,
그 자리에서 첫 글을 올렸다.
준비는 없었다. 계획도 없었다.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하는지조차 몰랐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했고, 참 용감했다.
사람들은 흔히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말한다.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모르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는 일도 있다.
만약 그때 카테고리를 먼저 공부하고,
사진 편집을 배우고,
글쓰기 방법을 익힌 뒤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나는 아직도 첫 글을 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날의 서툰 시작은 하루가 되고,
한 달이 되고, 계절이 되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은 한 권의 에세이를 쓰고 있다.
돌이켜보면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것은 완벽한 준비가 아니었다.
일단 시작했던 용기였다.
우리는 시작하기 전에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한다.
준비가 끝나야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살아보니
길은 시작한 사람에게만 보이기 시작했다.
첫 걸음을 내디딘 사람만이 다음 걸음을 알게 되었고,
계속 걸어간 사람만이
자신이 어디까지 올 수 있는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도 무언가를 시작하기 망설여질 때면
그날의 블로그를 떠올린다.
아무것도 몰랐던 내가 용감하게 올렸던 첫 번째 글.
어쩌면 내 두 번째 인생도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서툴지만 멈추지 않았던
한 걸음이 여기까지 데려다준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