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기
작년인가, 어느 지인이
클라는 시간 날 때, 할 일 없을 때, 심심할 때 뭘 하는지를 물어보았다.
나는 "만들기"라고 했다.
근데 내가 하는 일이, 만들기이다.
'일'이 만들기이고
그의 질문은 '일'외에 여가시간에 하는 것을 묻는 것이었다.
나에게 여가라는 정의 자체를 다르게 인식하여야 할 것 같다.
일이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해야 하는 일이고 그래서
아마 쉼이라는 것은
육체를 재정립하는 것? 잠? 먹는 것? 정도일 것 같다.
심심할 때 뭘 하냐는 질문을 내 평생 몇 번 받아본 적이 있는데
대학교 때엔,
난 심심한 적이 없다는 답을 하였다.
정말 만사 귀찮고 할 일 없으면(하고 싶은 일이 없는 때가 없었지만)
밀린 영화나 바카라 보기라고 대답하면 상대는 그런 것 정도는 여가라고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에게 영화나 바카라은 또한
나의 생각을 다지게 하고 정신과 영혼을 기쁘게 하는 또 다른 꺼리였기에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의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므로
그것이 그가 원하는 '여가'의 카테고리에 맞지는 않을 것 같았지만
사실 그의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으므로
나도 대답을 잘못된 것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 졸업 후에도 몇 번은
취미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더랬다.
"만들기요"
"..."
나는 눈을 감아도
상상으로 만들기를 한다.
손으로 만들기 말고도, 내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
최근에는
내가 또한 신나게 하는
또 다른 영역의 만들기를 발견하였다.
밀린 '수리수선할 것들' 처리하기
구멍 난 양말 꿰매기, 얼룩에 뭐 덧대기, 가구에 뭐 덧씌우기, 헐거워진 나사 쪼매기 ...
to do list에, 내 삶의 고장 난 것들을 고치거나 리폼할 것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창작의 수위가 조금 낮고, 조금은 단순노동이고, 생각 없이 해도 되는 일이다.
(그러나 하다 보면 새롭게 할 방법이 생각나서 그렇게 하다 보면 결국 창작이 되곤 함...)
그런 것이 또한 나의 취미생활. 여가시간에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라나.
근데
나에게
하기 싫은 일은
누가 해 주는 것 먹기, 반복작용을 하며 체력을 증진시키는 운동하기, 잠자기
이런것들이 내겐 하기 싫은 '일'이자 노동이다.
그러니
질문의 용어 자체를 확립하고 질문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여가시간엔 무얼 하니?"
'여가시간? 남는 시간? 뭘 하고 남는 시간? 하기 싫은 것을 하고 남는 시간?'
난 내 인생을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