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저는 뭔가를 시작하면 결과부터 확인하려는 사람이었어요.
글을 쓰면 조회수를 확인했고, 계획을 세우면 언제 끝날지부터 계산했어요.
그게 저에게는 당연한 습관이었어요.
빨리 결과가 보여야 안심이 됐고,
결과가 더디면 제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불안해졌어요.
그런데 돌아보면 그 조급함이 저를 앞으로 밀어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조급함 때문에 중간에 멈춘 일들이 더 많았어요.
기대만큼 결과가 안 나오면 금방 지쳐버렸고, 지치면 그만두고 싶어 졌거든요.
시작할 때의 설렘은 며칠이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조바심만 남았어요.
결과보다 과정을 보기 시작한 순간
변화는 아주 사소한 데서 시작됐어요.
매일 짧게라도 기록을 남기는 습관을 들이면서부터였어요.
처음에는 그 기록도 뭔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남기기 위해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며칠, 몇 주가 지나면서 이상하게도 결과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옅어졌어요.
오늘 하루 무엇을 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적는 행위 자체가 저에게 어떤 안정감을 줬거든요.
결과가 나오지 않은 날에도 기록은 남아 있었고,
그 기록들이 쌓이는 걸 보면서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꼭 오늘 당장 뭔가 달라지지 않아도 괜찮겠구나.'
조급함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기
솔직히 말하면 조급한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에요.
지금도 뭔가를 시작하면 마음 한쪽에서는 빨리 결과를 보고 싶어 해요.
다만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그 조급함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빨라졌다는 거예요.
'아, 내가 또 조급해하고 있구나' 하고 스스로 인식하는 순간, 신기하게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어요.
조급함을 없애려고 애쓰기보다 그냥 옆에 두고 가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빨리 가려는 마음과 천천히 가도 된다는 마음이 함께 있어도 괜찮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어요.
작은 진전들이 알려준 것
의지가 강한 사람은 아니라고 항상 생각해 왔어요.
그래서 처음엔 이 변화도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의심했어요.
그런데 하루하루의 작은 진전들이 저에게 다른 걸 알려줬어요.
거창한 결심보다 매일 반복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 저를 더 멀리 데려간다는 걸요.
1퍼센트씩 나아진다는 말을 예전엔 믿지 않았어요.
너무 느려서 체감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겪어보니, 그 느린 속도가 오히려 저를 지치지 않게 해 줬어요.
요즘의 저는 예전보다 조금 덜 서두르는 사람이 됐어요.
결과가 늦게 와도 그 과정에서 제가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에 조금 더 마음을 두게 됐어요.
조급함을 완전히 내려놓았다고는 말 못 하겠어요.
하지만 조급함과 나란히 걷는 법은 조금씩 배워가고 있는 것 같아요.
빨리 가지 않아도, 오늘 하루만큼은 계속 걸어가고 있다는 것.
지금은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