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결심했을 때, 나는 그 순간이 해방처럼 느껴질 줄 알았다.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아침, 알람 없이 눈을 뜨는 하루, 누구의 결재도 기다리지 않는 시간.
실제로 처음 며칠은 그랬다.
늦잠을 자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고,
평일 오전에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마치
내가 세상의 규칙 하나를 몰래 빠져나온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해방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일주일쯤 지나자 나는 알람 없이도 정확히 같은 시각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몸이 아직 출근하던 리듬을 기억하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그 시간에 눈을 뜨지 않으면 하루가
뒤처진다는 감각을 스스로 놓지 못했던 걸까.
퇴사 전에는 몰랐던 사실 하나는,
자유라는 것이 텅 빈 시간표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회사에 다닐 때는 하루가 자동으로 채워졌다.
출근, 회의, 점심시간, 수업, 퇴근, 수업준비
내가 무엇을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퇴사한 뒤로는 하루의
모든 칸을 내가 직접 채워야 했고,
그 사실이 생각보다 훨씬 무겁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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