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교시, 이차방정식 단원이었어요.
맨 뒷자리 아이 하나가 펜을 놓고 창밖만 보고 있었죠.
"선생님, 저는 그냥 수학이 싫어요."
그 말이 며칠을 따라다녔어요.
그날 밤 저는 교과서를 다시 펼쳐놓고 생각했어요.
이 아이가 싫어하는 게 정말 수학일까, 아니면 제가 설명하는 방식일까.
다음 날 저는 근의 공식을 설명하는 대신,
포물선을 던지는 농구공 이야기로 수업을 시작했어요.
그 아이가 처음으로 펜을 들었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해요.
그때 알았던 것 같아요.
저는 수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든 닿게 만드는 사람이고 싶었다는 걸요.
그런데 교실은 넓어지지가 않더라고요.
1년에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은 정해져 있고,
제가 아무리 잘 설명해도 그 소리는 교실 벽을 넘지 못했어요.
그 답답함이 쌓이던 어느 겨울, 사직서를 냈어요.
부모님은 안정적인 직업을 왜 그만두냐고 하셨지만,
저는 그 안정 안에서 점점 조용해지고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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