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어서요."
한동안 이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하고 싶은 일을 미룰 때도,
계획했던 걸 포기할 때도,
늘 이 한마디면 충분했다.
누구도 더 캐묻지 않았고,
나 자신도 그 말 뒤에 편하게 숨었다.
시간이 없다는 건 반박하기 어려운 이유였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 말이 의심스러워졌다.
정말 시간이 없었던 걸까,
아니면 그 시간을 어디에
썼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던 걸까.
하루를 되짚어보려 했지만 놀랍게도 기억나는 게 별로 없었다.
분명 바쁘게 움직였는데, 무엇으로 바빴는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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