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폭발물 테러?

by원성진 화가

공항에 도착해 렌터카를 반납했다.

인수인계를 끝낸 다음 사인하고, 차 문을 닫는 순간 긴장이 풀렸다.

며칠 동안 쌓인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매일 걸었던 거리, 새로운 장소를 마주했던 긴장, 낯선 환경에서 계속 깨어 있던 감각이 이제야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공항 체크인으로 이동했다.

마침 우리는 줄의 가장 앞자리에 설 수 있었다.

시간이 조금 남았다.

캐리어를 줄 앞에 세워두고, 일행과 번갈아 식사를 하기로 했다. 캐리어와의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곳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정말 평범한 여행의 마지막이었다.

공항 안에는 따뜻한 음식 냄새가 퍼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웃으며 대화를 나누었고, 안내 방송은 평온하게 흘러나왔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돌아오는 공간.

그저 익숙한 공항의 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순간.

공기의 온도가 달라져 있었다.

멀리서 네 명의 경찰관이 천천히 우리 캐리어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

하지만 경찰관들의 표정이 보이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긴장된 눈빛.

조심스러운 움직임.

주변을 살피는 모습.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설마.

그제야 깨달았다.


캐리어!!!!!


우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가방은 혼자 그곳에 놓여 있었다.

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나는 캐리어 쪽으로 달려갔다.

“이 가방은 제 것입니다!”

목소리가 떨렸다.

“제가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경찰관들의 표정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 짧은 순간, 공항의 모든 소리가 다르게 들렸다.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

캐리어 바퀴가 바닥을 긁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안내 방송.

평범했던 공간이 갑자기 낯선 긴장 속으로 바뀌었다.


몇 분 동안 확인이 이어졌다.

여권을 확인하고, 가방을 확인하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마침내 경찰관이 말했다.

조금만 늦었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폭발물 의심 신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고, 공항 전체가 통제될 수도 있었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방금 전까지 나는 여행의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주 짧은 순간, 모든 것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다.

여행에서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낯선 나라의 길도, 빠른 속도의 아우토반도 아니었다.

가장 평범한 순간.

아무 생각 없이 내려놓은 작은 방심 속에 있었다.


비행기에 올라 창밖을 바라보았다.

구름 아래로 독일의 풍경이 멀어지고 있었다.

눈 내린 헬사의 아침.

3층 다락방 작은 창 너머 바라본 별빛.

아우토반 위에서 느꼈던 속도의 자유.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마주했던 짧지만 강렬했던 순간.

돌아보면 여행은 아름다운 장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들까지 모두 지나온 뒤에야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우리는 결국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왔다.


모든 순간이 하나의 기억이 되어 남았다.

여행은 끝났지만, 그 길 위에서 만난 시간들은 아직도 내 안에서, 이 글로 천천히 이어지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아우토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