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도 하고, 고양이도 한다.

by원성진 화가

겨울이 되면 허리가 고질적으로 날 힘들게 한다. 특별한 예고는 없다. 그냥 어느 아침, 눈을 뜨면 천장은 그대로인데, 허리는 밤에, 정신은 아침의 경계 어딘가에 남아 있다. 며칠 전부터 조금씩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은 바로 일어나지 않는다.

침대 위에서 천천히 몸을 움직인다. 다리를 접었다 펴고, 허리를 조금 비틀고,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떠올린다. 그들은 잠에서 깨어나면 반드시 스트레칭을 한다.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닌데, 순서를 정확히 알고 있다.

현대인의 아침은 그와 다르다. 알람이 울리면 몸을 먼저 세운다. 생각은 이미 복잡한 출근길에 있고, 몸은 뒤늦게 끌려간다. 그 과정에서 허리는 안중에도 없다. 점심때쯤 되면 통증으로 알려준다.


두 발로 서서 하루를 시작한다는 건 생각보다 섬세한 일이다. 균형이 필요하고, 시간도 약간 필요하다. 그걸 무시하면 몸은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정확히 되돌려줄 것이다.


이불속에서 허리를 풀며 생각한다. 하루를 잘 보내는 방법은, 잠에서 깨어난 몸을 한 번 보살펴 주는 일, 그 정도면 충분하다. 스트레칭을 마치고 천천히 일어나면,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지만 조금 덜 거칠게 느껴진다.


오늘은 그렇게 천천히 일어난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늘 하던 방식처럼, 몸과 합의를 마친 뒤에 현관을 나선다. 겨울 공기는 차갑고, 하루는 길다. 그래도 오늘의 시작은 괜찮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날 힘들게 하는 것들은 한번 돌아봐 달라는 신호가 아닐까? 당분간은 허리에 애정을 듬뿍 쏟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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