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끈.(묘하게 욕같이 들린다^^)
배가 나온 관계로
현관 앞에서 숨을 멈추고 단단히 묶었는데도
며칠 못 가 스르르 풀려 있다.
아무 소리도 없이, 마치 처음부터 그럴 운명이었다는 듯.
문득 꼬인 인생. 얽힌 인생이 생각났다.
우리 인생은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매듭을 단단히 지어 두면 안심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꼬임은 더 복잡해진다.
철학자들이 말했듯,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지 못할 때 마음은 쉽게 흔들린다. 신발끈을 묶는 일은 내 몫이지만, 그것이 언제 풀릴지는 내 영역이 아니다.
인생의 많은 일도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가끔은 손을 놓아본다. 억지로 풀려고 애쓰지 않고, 잠시 흐름을 지켜보는 선택. 무바카라임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신발끈이 풀리면 우리는 다시 허리를 굽힌다. 이 동작에는 겸손이 있다. 계속 서 있으려는 고집을 내려놓고, 잠시 낮아지는 일. 멈추는 일. 아래를 내려다보는 일. 어쩌면 필요한 타이밍에 신발끈이 풀리는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도 나는 신발끈을 묶고 길을 나선다. 언젠가 풀릴 것을 알면서도 묶는다. 그리고 풀리면 다시 묶으면 된다. 매듭보다 걸음에 더 마음을 두면서, 그렇게 조금 느슨한 균형으로 걸어간다.
꼬인 인생도 그냥 걷다 보면 풀릴 것이다. 우리에겐 살아낼 힘이 필요한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