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야스퍼스 (1)
철학은 바카라상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사유는 언제나 한 인간의 몸과 시대에서 먼저 태어난다.
칼 야스퍼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한 인간이 한계를 통과하며 사유로 살아남았다는 기록을 읽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의 철학은 정리된 바카라상 위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몸과 시대의 압력 속에서 자랐고, 피할 수 없는 상황들 사이에서 방향을 얻었다.
그는 의사로, 병원에서 매일 설명되지 않는 고통을 보았다. 환자의 상태는 교과서처럼 정리되지 않았고, 인간은 원인과 결과만으로 이해되지 않았다. 그곳에서 야스퍼스는 하나의 사실을 받아들인다. 인간은 언제나 한계 상황 속에 던져진 존재라는 것. 죽음, 고통, 투쟁, 죄바카라 같은 순간들은 제거할 수 없고, 그 앞에서 인간은 설명보다 침묵에 가까워진다.
야스퍼스에게 철학은 바로 이 침묵 이후에 도착한다. 철학을 체계로 만들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철학이 체계가 되는 순간, 인간에게서 멀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글에는 스스로 서서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들이 많다.
그가 철학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설명이 무너진 뒤에도, 인간은 여전히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철학은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지만, 삶을 피하지 않도록 곁에 서 줄 수는 있다. 야스퍼스는 그렇게 철학을 인간 곁에 두었다.
야스퍼스의 철학은 한 인간이 한계를 통과하며 살아낸 자리에서 시작된다.
작가님들에게 철학이 처음 필요해졌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뭔가 삶의 정답을 찾기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설명이 멈춰버린 어느 날이었는지 궁금해집니다. 저처럼 괜히 멋있어 보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