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까지 도시락 싸는 임신생활
드디어 출산휴가를 한 달 앞두고 있다. 그전까지 내가 한 태교는 운동과 되도록 요리해 먹기. 회사 다니며 별다른 태교를 하려고 동화바카라을 읽어보기도, 펜드로잉에 관심을 가져보기도 했지만 재미도 없고 스트레스였다. 모차르트 음악이 좋다던데 그거 듣고 더 스트레스받으면 태교 아니라고 말한 의사도 있어서 한참 웃었다. 역시 난 하던 거 더 잘하는 게 딱 내 적성이다.
점심에 도시락을 싸는 건 5년쯤 됐을까. 임신 초기엔 밖에서 사 먹다가 도저히 많은 양과 자극적인 맛이 물려서 다시 도시락으로 돌아왔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도 된다. 점심 먹기 전에 탕비실에서 과자를 야금야금 먹거나, 달달한 커피만 마시지 않으면 점심을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후 30분 걸으라지만 밥 먹기 전에 산바카라을 하면 너무 배고파진다. 간만 맞으면 다 먹고 싶어진다.
가끔은 맛이 아니라 행동이 물릴 때가 있다. 그러면 도시락 가방이나 도시락통을 구경한다. 여기엔 과일을 담으면 좋겠고, 이건 샌드위치, 이건 삼각김밥용. 가장 중요한 건 플라스틱재질이 아니고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소재여야 한다. 따뜻한 음식을 먹으려면 필수. 매일 사용할 수저는 회사에 두고 다닌다.
나만의 메뉴는 정해두자. 냉동밥은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햇반 정도의 크기에 미리 얼려놓으면 챙기기도 쉽다. 그리고 좋아하는 비상식량은 대천 곱창김. 사실 밥과 대천김만 있으면 언제든 든든한데, 여기에 김치만 있어도 항상 맛있다. 간식으로 과일종류 하나는 꼭 구비해 놓는다. 주로 제철과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또 탕비실에서 달달한 뭔가를 먹고 마무리하게 된다.
요리하는 날을 사수하기. 주말에 반찬을 2-3가지 정도 만들어 놓는다. 그래서 일요일은 되도록 집에만 있는 날이다. 이거 못하면 다음 주에 외식으로 엥겔지수가 가차 없이 늘어난다. 볶음밥, 카레, 국은 냉동도 쉽고 회사에서 서서히 녹으면 점심쯤에 데우기만 하면 된다. 국은 번거로워서 잘 안 하지만 기분 내킬 때 잔뜩 만들어두기도 한다. 주로 나물류를 포장하고 고기 같은 단백질은 저녁에 섭취하는 편이다. 고기는 갓 요리한 것이어야만 맛있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