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츠즈로에서 생긴 일 (5화) | 가이무사이(海霧祭)

기묘한 환상 도서관 #13

by기묘 Khimyo

5화 - 가이무사이(海霧祭)


카이가 그릇을 들고 있었다. 허연 기체가 계속 피어올랐다.

켄이 나를 봤다.

"마시면 안 돼."

낮은 목소리였다. 카이 쪽을 보지 않고 말했다.

카이가 켄을 봤다. 표정이 바뀌지 않았다.

켄이 카이의 멱살을 잡았다.

"무슨 개수작이야."

주변 사람들이 흘깃 봤다. 멈추지 않았다. 그냥 지나쳤다.

"아침부터 계속 앞에 나타나서는... 지금 이게 뭔 짓이야. 정체를 밝혀. 당신 대체 뭐야."

카이가 멱살을 잡힌 채 움직이지 않았다. 표정이 바뀌지 않았다. 목이 눌렸을 텐데 목소리가 흔들리지 않았다.

"언젠가 알게 되겠죠."

그게 전부였다.

정신을 차렸다.

나는 그릇을 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보고 있었는지 몰랐다.

기체가 가늘게 올라왔다. 그 냄새가 느껴졌다. 오래되고 깊은 곳의 냄새. 켄의 고함 소리가 그 냄새 너머에서 들렸다. 처음에는 멀었다. 점점 가까워졌다. 가까워지다가 갑자기 바로 옆에 있었다.

"켄."

내가 말했다. 켄이 나를 봤다. 손이 풀렸다.

카이가 옷을 정돈했다. 서두르지 않았다. 켄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는 듯 보였다.



켄이 나를 봤다.

"저거 먹으면 안 돼." 켄이 말했다. "굳이 이 동굴을 통해서 가지 않더라도 축제를 볼 방법이 있을 거야."

카이가 고개를 저었다.

"없습니다." 카이가 말했다. "이 해변은 오나다 굴을 통해서만 들어올 수 있어요.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켄이 카이를 봤다. 카이는 나를 봤다.

나는 그릇을 봤다.

유카의 편지가 생각났다. 해무... 그릇. 절대 마시지 말 것.

그리고 유카는 이미 이 섬에 왔다. 이 동굴도 지나갔을 수도 있다. 해무 그릇을 마시라 권유받았을 수도 있다. 해무를 마시고 이 동굴을 통과했을 수도 있다. 동굴을 지나서 무언가를 봤을 것이다. 편지를 차마 쓰지 못한 무언가를…


그릇을 두 손으로 받았다. 카이가 놓아줬다. 가볍지 않았다.

켄이 내 팔을 잡았다.

"야."

"괜찮아." 내가 말했다.

켄이 손을 놓지 않았다.

"진짜로 마실 거야?"

"응."

켄이 손을 놓았다.

그릇을 입 쪽으로 들었다. 기체가 먼저 왔다. 그 후 냄새가 바로 들어왔다. 눈이 저절로 감겼다. 입을 벌렸다.

들이켰다.

폐도, 목구멍도 아닌, 더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열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내 그 감각이 척추를 타고 머리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척추를 타고 내려갔다. 그리고 가슴 내부 어딘가가 열렸다가 닫히는 감각이 들었다. 한 번이었다. 그게 전부였다.

그릇을 카이에게 돌려줬다.

켄이 팔짱을 끼고 카이를 보다 사요린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못 먹겠어." 켄이 말했다. "수상해서."

카이가 켄을 봤다. 말하지 않았다.

켄이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귓속말이었다.

"어떻게서든 들어갈게. 안에서 봐."


나는 켄을 봤다. 켄도 나를 봤다. 눈이 한 번 마주쳤다.


켄이 동굴 입구에서 돌아섰다. 사람들 사이로 금세 사라졌다. 카이가 옆에 섰다.

"들어가시죠."


동굴 안이었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졌다. 일정한 간격이었다. 발밑이 젖어 있었다. 앞에서 마을 사람들이 걸었다. 훈도시를 입은 남자들도 있었다. 수산 시장에서 봤던 얼굴들이었다. 노인도 있었다. 아이도 있었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소리가 났다.

처음에는 들리지 않았다. 걷다 보니 들렸다. 앞쪽에서 왔다. 낮고 긴 소리였다. 목보다 더 깊은 단전에서부터 차분하게 끓어오르는 것 같은 소리였다.

우……

한 사람이 내는 소리처럼 들렸으나 금세 여러 스팟에서 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들려오는 듯했다. 그런데 동굴 전체에서 오는 것처럼 들렸다. 저 앞에서도, 저 뒤에서도, 저 벽 위에서도, 내 발 아래에서도…

우……

어느 순간부터 동굴 자체가 내는 소리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카이가 앞에서 걸었다. 속도가 일정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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