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츠즈로에서 생긴 일 (4화) | 오나다 굴(鬼灘窟)

기묘한 환상 도서관 #12

by기묘 Khimyo

켄이 태블릿을 내 쪽으로 돌렸다.

정리된 문서가 아니었다.

누군가 직접 타이핑한 메모 같은 것이었다.

상단에 화합물 구조식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 아래 짧은 주석.


자연계에서 발견된 바 없음. 합성 여부 불명.

생물체 유래 추정.


화면을 당겨 들었다.

다다미 위에 앉아서 봤다.

팔에 남색 액체가 아직 남아 있었다.

켄이 닦다가 멈춘 부분이었다.

옷소매가 그쪽에 걸리지 않게 조심했다.


"이걸 어디서 입수했어." 내가 물었다.

"석 달 걸렸어." 켄이 말했다.

"원래 폐기될 기록이었어."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후쿠오카였다. 사이토자키역.


피해자의 실종 신고는 재작년 가을이었다.


신체 일부가 역사 내 쓰레기통에서 검은 봉투 여러 개에 나뉘어 발견된 것은 그로부터 약 일 년 뒤.

머리를 제외한 부위들이었다.

머리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다.


그리고 피해자 시체에서 검출된 액체.

앞 페이지로 되돌아가 구조식과 대조했다.


같았다.


"이게 여기 것과 동일한 거야."


내가 말했다.

물음이 아니었다.

"두 군데 분석 의뢰를 넣었어."

켄이 말했다.


"한 군데는 회신이 없고, 한 군데는 분석 불가라고 왔어. 그냥 일치한다고 봐."


"우츠즈로에만 있는 게 아니잖아."

"적어도 후쿠오카까지는 연결된 건가."


켄이 태블릿을 거뒀다.

벽에 등을 기댔다.

창밖을 봤다.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어판장 쪽 불빛이 드문드문 보였다.


나는 봉투를 봤다.

다다미 위에 있었다.

남색 액체에 젖어 있었다.


—

해무. 그릇. 절대 마시지 말 것.

—

유카가 이것을 언제 썼는지 모른다.

이 마을에 처음 온 게 언제인지도.

사이토자키역 사건이 재작년이고, 유카의 실종 신고가 세 달 전이었다. 순서가 있는지, 연결이 있는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오늘은 자." 켄이 말했다.

그리고 더 말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식당에 먼저 내려갔다.

켄은 아직 방에 있었다.

여관 주인이 된장국과 밥을 내려놓고 주방으로 돌아갔다. 창밖으로 안개가 얕게 깔려 있었다.

항구 쪽이 희뿌옇게 보였다.

수저를 들었다.

문이 열렸다.

카이였다.

어제 일이 없었다는 얼굴이었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걸음으로 들어와서 내 테이블 두 칸 옆에 앉았다.


앉기 전에 이쪽을 봤다.

"어젯밤은 별일 없으셨어요?"

자연스러운 어조였다.

관심인지 확인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별일 없었다고 할지. 아니면…


입을 열려는 순간, 계단에서 발소리가 났다.

켄이었다. 계단 중간에서 멈췄다.

식당 안을 내려다보다가 카이를 봤다.

켄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켄은 계단을 내려오면서 등에 맨 가방 안쪽으로 깊게 손을 넣었다.

가방에서는 총이 나왔다.


켄이 식당을 가로질러 카이 앞에 섰다.

두 걸음도 안 되는 거리였다.

총구가 카이를 향했다.

카이가 일어서지 않았다.

표정이 바뀌지 않았다.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


목소리가 낮았다.

끝이 올라가지 않았다.

나는 수저를 내려놓고 일어섰다.

둘 사이에 들어갔다.


"켄." 낮게 말했다.


켄이 나를 봤다.

잠깐이었다.

그다음 다시 카이를 봤다.

총을 내렸다.

거두지는 않았다.

주방 쪽에서 소리가 멎었다.

여관 주인이 주방 입구에 서 있었다.

이쪽을 보았다.

고개를 숙이고 주방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혔다.

카이가 나를 봤다. 그다음 켄을 봤다.


카이는 일어섰다. 문 쪽으로 걷다가 한 번 돌아봤다.

우리 둘을 한 번씩 보았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 같았다. 말하지 않았다.

문이 닫혔다.

켄이 총을 집어넣었다.

“저 사람… 본 적이 있어…"


—


밖이었다.

켄이 먼저 나왔다. 나도 따라 나왔다.

켄이 여관 문을 닫고 골목 양쪽을 확인했다.

왼쪽. 오른쪽. 위. 천천히.

훈련된 것 같은 방식이었다.

"걷자."

방향을 정하지 않고 걸었다.

항구 쪽을 향해 걸었다.

아침 시간이었고 어판장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손수레가 움직이는 소리.

상자를 쌓는 소리.

켄은 그쪽으로 가지 않았다.

수산 시장 옆 좁은 길로 들어섰다.

나란히 걷기 어려운 폭이었다.

켄이 앞서고 내가 뒤를 따랐다.

술집 거리였다. 낮에는 전부 닫혀 있었다.

셔터가 내려가 있거나 미닫이문이 잠겨 있었다.

간판 불이 꺼져 있었다. 발소리만 났다.

길 끝이 열렸다.

작은 공터였다. 어판장 담벼락 옆이었다.

자판기가 두 대 서 있었다.

한 대는 불이 들어와 있었다.

한 대는 전원이 꺼져 있었다.

전원이 꺼진 쪽 유리에는 반사된 담벼락이 비치고 있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었다.

앉을 곳이 없어서 켄은 담벼락에 등을 붙이고 섰다.

나는 자판기 옆에 섰다.

"카이." 켄이 말했다.


"후쿠오카에서 봤어."


"우츠즈로가 아니라." 켄이 말했다.

"사이토자키역 건 조사할 때.

실종 당시 사진을 입수했거든. 피해자 사진."

"그 얼굴이."

“아까 그 녀석 얼굴이랑 같았어. 아예."

바람이 담벼락 쪽에서 왔다.

자판기 불빛이 켄의 재킷 위로 번졌다 사라졌다.

“물론 100%가 아닐 수야 있겠지만…” 켄이 덧붙였다.

"사람 얼굴이 비슷할 수 있어. 근데 방금 본 그 얼굴은." 그가 말을 잘랐다.

“확실히 똑같아.”

“근데 그 사람은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하지 않았어? 잠시만.”

나는 빨리 수첩을 꺼냈다.

나는 수첩을 쥔 채로 켄을 봤다. 켄이 계속했다.

“어젯밤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사실.”

켄이 담벼락에서 등을 뗐다.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 사건. 피해자 신체 일부가 봉투에 나뉘어서 발견됐다고 했잖아. 다섯 개. 근데 거기서 머리가 없었어. 머리만 끝까지 안 나왔어.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도.”

켄이 잠깐 멈췄다.

“그래서 나는 피해자 생전 사진밖에 없는 거야. 시체 사진이 아니라. 실종 신고 당시 가족이 제출한 사진.”

켄이 공터 입구 쪽을 한 번 봤다.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그 사람 얼굴하고 아침에 너한테 나타난 남자하고 얼굴이 아예 똑같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수첩을 펼쳐 들고 있었는데 펜이 움직이지 않았다. 적어야 할 것은 알았다. 손이 먼저 멈췄다.

머리가 발견되지 않은 사람.

그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이 오늘 아침 식당에 앉아 있었다.

자판기가 윙, 하는 소리를 냈다.

나는 펜을 움직였다.


—

카이 — 사이토자키역 미제. 피해자 실종 당시 사진과 동일 얼굴. 머리 미발견. 켄 확인. 미확정.

—


적고 나서 다시 읽었다. 글씨가 평소보다 작았다.

“100%는 아닌 거지.” 내가 말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100%는 아니지.” 켄이 말했다.

“근데 아니라고 하기도 어려워.”

켄이 담벼락에서 등을 뗐다.

켄이 재킷 안쪽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번호를 찾았다. 화면을 보여주지 않았다. 전화를 걸었다.

몇 번 울렸다.

"나야." 켄이 말했다. "나카무라 씨. 미안, 말도 없이 갑자기."

나는 켄과 거리를 뒀다. 전화 내용이 전부 들렸다. 공터가 좁았다. 피할 공간이 없었다.

켄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사이토자키역 건 기억하지.

그거 피해자 실종 당시 사진.

나중에 다시 좀 볼 수 있어?"

상대방 목소리가 작게 새어 나왔다.

들리지 않았다.

"우츠즈로라는 마을이야. 알지?" 켄이 말했다.

"거기서 봤어. 똑같이 생긴 사람을."

잠시 침묵이 있었다.

나카무라 아키가 뭔가를 말했다. 켄이 들었다.


"알아." 켄이 말했다.

"착각일 수도 있어. 근데 이 마을이 좀."

켄이 공터 입구 쪽을 봤다. 아무도 없었다.


"확인해 줘. 빠르게. 그리고 뭔가 나오면 바로연락 주고." 켄이 말했다.


“그 사람 위치는 계속 눈여겨보고는 있을게."

전화가 끊겼다.


켄이 스마트폰을 집어넣었다.

우리 둘이 서로를 봤다.

켄이 먼저 시선을 거뒀다.

전원이 꺼진 자판기 쪽을 봤다.

담벼락 반사가 그 안에 흐릿하게 있었다.

수첩을 다시 펼쳤다.


—

카이 — 후쿠오카 미제 사건 실종자와 동일 얼굴 추정. 켄 확인. 미확정.

나카무라 아키 — 후쿠오카 소속 형사. 켄과 비공식 관계. 사이토자키역 케이스 확인 중.

—


봉투를 꺼냈다. 켄 쪽으로 내밀었다.

켄이 받았다. 펼쳤다.

읽었다. 읽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짧은 편지였다.

켄이 편지를 들고 있는 손이 잠깐 멈췄다.

그러다가 다시 내게 돌려줬다.

"유카." 그가 말했다. "언니야?"

"응."

켄이 고개를 끄덕였다.

추가로 묻지 않았다.


수첩에서 마을 게시판 실종자 목록 사진을 출력한 종이를 꺼냈다.

켄 쪽으로 폈다. 켄이 훑었다. 이름들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외지인 이름 앞에서 멈췄다.


"여기 실종자들." 켄이 말했다. "다 최근 이 년 사이야."

"게시판이 최근 것만 있는 건지, 아니면 실제로 최근에 몰린 건지."


"확인해야지."

켄이 카메라 가방 쪽으로 손을 뻗었다.

나는 손으로 막았다.

켄이 나를 봤다.

"지금은 안 돼." 내가 말했다.

"기록이 필요해."

"알아. 근데 지금은."

켄이 잠깐 나를 봤다. 카메라 가방 위에서 손을 거뒀다. 어깨에 다시 멨다.

"알겠어."

짧게 끝났다. 켄은 더 밀지 않았다. 지금은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 같았다.

자판기 불빛이 윙, 하는 소리를 냈다가 다시 안정됐다. 어판장 쪽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멀었다. 이쪽으로 오는 방향이 아니었다.


—


오후에 여관으로 돌아왔다.

여관 주인이 카운터 앞에 서 있었다. 우리가 들어오는 것을 봤다. 아침 식당 장면을 본 것과 같은 사람이었다. 표정이 달라지지 않았다.

"오늘 저녁은 식사를 제공하지 못합니다."

주인이 말했다.

"가이무사이 축제가 있어서요. 온 마을이 참여하는 행사입니다. 무녀들의 행진이 있고, 맛있는 해산물 요리를 드실 수 있습니다. 외지인도 볼 수 있어요."

켄이 나를 봤다. 나는 주인을 봤다.

"몇 시부터입니까."

"여섯 시요. 마을 사람들이 다 같이 움직입니다."

주인이 고개를 숙이고 카운터 안쪽으로 들어갔다.


방에 올라가서 IC 녹음기를 확인했다.

배터리가 있었다.

수첩을 가방에 넣었다.

켄의 방 문을 두드렸다.

켄이 카메라 가방을 메고 나왔다.

“굳이 따로 녹음기 챙기는 건 여전하네?" 켄이 물었다.

"응."

더 말이 없었다.


여섯 시였다.

마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시작된 것이 아닌데 방향이 같았다.

말이 없었다. 줄을 서지 않았는데 흐름이 생겼다.

골목에서 나온 사람이 앞사람의 보폭을 자연스럽게 따랐다.

아이도 있었다. 노인도 있었다. 전부 같은 방향이었다.

켄이 내 옆에서 걸었다. 흐름에 섞였다.


마을이 끝나는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 짧은 대나무 숲 같은 곳을 지나니 동굴이 있었다.


입구가 컸다.


사람 열 명이 나란히 들어갈 수 있는 폭이었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졌다.

일정한 간격으로. 빗소리와 비슷했지만 리듬이 없었다. 안쪽에서 빛이 났다.

남색과 주황이 섞인 빛이었다.

어디서 오는지 보이지 않았다.

빛이 입구 안쪽 바위 표면에 번졌다 꺼졌다 했다.


소리가 들렸다.

파도 소리와 비슷했다.

규칙이 있는 것 같았다. 규칙이 없는 것 같았다. 들을수록 알 수 없었다.

옆에 서 있는 남자에게 물었다.

"동굴을 지나면 뭐가 있어요?"

남자가 이쪽을 봤다. 외지인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았을 것이다.

"해변이 나옵니다." 남자가 말했다. "아름다운 곳이에요. 축제 때만 열려요."


남자가 동굴 입구를 봤다. 그리고 다시 앞을 봤다.

더 말하지 않았다.


우리는 줄 끝에 섰다.



"오셨네요."

갑자기 어디선가 익숙하면서도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이였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몰랐다. 옆이었다. 자연스럽게 우리 곁에 서 있었다. 아침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은 얼굴이었다.

켄이 몸을 조금 돌렸다. 재킷 안쪽으로 손이 가지 않았다. 가려다 멈춘 것 같기도 했다.

카이가 켄을 봤다.

"아침에는."

카이가 말했다.

"제가 다른 분으로 오해받은 것 같던데요."

웃지 않았다. 웃는 것처럼 말했다.


"얼굴이 비슷한 사람이 많으니까요. 세상은 좁기도 하고요."


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카이가 동굴 입구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축제 참여하실 건가요?" 카이가 말했다. "외지인도 들어갈 수 있어요. 단."

그가 멈췄다.

"조건이 있긴 해요."

카이가 재킷 안쪽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나무 그릇이었다. 손바닥보다 조금 컸다. 뚜껑이 있었다.

그것을 두 손으로 들고 우리 앞에 내밀었다.

뚜껑을 열었다.

허연 기체가 피어올랐다.

천천히.

그릇 안에서 가늘게 올라오다가 공기 중으로 퍼졌다. 냄새가 왔다.

바다 냄새와 비슷했지만 달랐다. 더 오래되고 더 깊은 곳의 냄새.

나는 그 냄새를 알았다.

복도였다. 골목이었다. 늪이었다.

같은 냄새였다.

"해신에게 자신을 여는 의식입니다." 카이가 말했다. "이것을 들이켜야 동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재촉하지 않았다. 그냥 들고 있었다. 기다렸다.

마을 사람들이 계속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 누구도 이쪽을 보지 않았다.

안쪽에서 빛이 번졌다. 남색과 주황. 소리가 들렸다. 파도가 아닌 것 같은 소리.

켄이 나를 봤다.

나는 그릇을 봤다.

기체가 계속 피어올랐다.

거부하면 축제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카이는 언제까지라도 기다릴 기세로 나와 켄의 얼굴을 차분히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 4화 완 —

5화로 이어집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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