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츠즈로에서 생긴 일 (6화) | 해변(海便)

기묘한 환상 동화 #14

by기묘 Khimyo

6화 — 해변(海便)


미사키의 시선이 내 쪽에 있었다.

거대한 생명체 몸 위에 설치된 무대. 흰 옷. 소매가 흘러내린 팔. 저 높이에서, 저 거리에서, 미사키는 정확히 나를 보고 있었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카이가 말했다. 귓가 쪽이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생물체가 움직였다.


행렬의 끝이 아직도 해무 속에서 나오고 있었다.

나무판자 위의 행진이 멈추지 않았다.

그 사이에서 남색 덩어리가 흐느적거리며 해안 쪽으로 접근했다. 크기를 다시 가늠하려 했다.

내가 실제로 보았던 어떤 생명체보다 컸다.

코끼리의 1.5배에서 2배 정도.

그렇다고 뭔가 압도적인 느낌은 들지 않았다.

현실감이 잘 들지 않아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내 이성은 나에게 질문했다.

지금 왜 놀라지 않는 거냐고.

그렇다.

지금 나는 외계 생명체 같은 생물체를 보고 있다.

말이 안 되는 상황이지만 왜 나는 놀라지 않는 걸까.

기분이 이상하다.


차라리 공포에 질려 정신을 잃고 이리저리 비명을 지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물체가 육지에 발을 딛는 것이 아니라 스며드는 것처럼, 물기가 많은 무언가가 건조한 표면에 닿는 방식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바닥이 눌렸다. 모래가 남색으로 번졌다.

주변에 흩어져 있던 마을 사람들이 그 방향으로 천천히 몸을 틀었다.


일제히였다.


생명체는 천천히 도리이 근처로 접근했다.

마을 사람 전부 같은 타이밍에 같은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생명체가 이동을 멈추자 사람들은 무릎을 꿇었다.

한 명씩 앞에서부터 파도처럼 번졌다.

이십 초도 걸리지 않아 해변의 모든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카이의 손이 내 팔꿈치를 잡았다.

힘을 줬다. 아래쪽으로. 말은 없었다.

무릎을 꿇었다.

모래가 차가웠다. 젖어 있었다. 무릎 아래로 냉기가 올라왔다.

기도 소리가 시작됐다.

한 명이 시작한 게 아니었다.

전원이 동시에 시작한 듯했다.

낮고 단조로운 소리였다. 음정이 없었다.

멜로디가 없었다. 파도 소리 같은 소리를 내다가 방언처럼 중얼거리기도 했다.

눈을 들었다.


오른쪽 세 번째 자리에 앉은 남자가 보였다.

수산시장에서 봤던 얼굴이었다. 반팔 차림이었다.


파란 피부가 손목부터 팔꿈치 아래까지 더 진해진 것 같았다. 눈을 감고 기도하는 중이었다.


그 옆 노인의 목 아래로 옷깃이 벌어져 있었다.

쇄골 쪽 피부가 고르지 않았다. 남색이었다.

방금 전 남자보다 더 진하고 오래된 것 같았다.


아이도 있었다.

열 살이 될까 말까 한 아이였다. 어머니처럼 보이는 여자와 나란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아이의 귀 뒤, 머리와 연결된 부분에 희미하게 남색이 보였다. 아이는 누구보다도 점잖게 가만히 있었다.

아이의 목은 점점 붉게 달아오르며 핏줄까지 선명해졌다. 기도를 오래전부터 했던 있었던 같았다.

카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이 감겨 있었다.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카이는 이 마을에서 만난 이후로 언제나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계산하는 사람의 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눈이 닫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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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표의 바다 속에서 '의미'라는 빛을 글의 형태로 건져냅니다. | 다크 판타지 단편 소설 모음 [기묘한 환상 도서관] 연재 중 (202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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