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 <공중그네>, '여류작가' 편

심인성 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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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는 대중 연애 소설로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대중성에서 벗어나, 좀 더 진중한 문학성으로 평가받고 싶었던 그녀가 심혈을 기울인 <내일>이란 작품은 독자들에게 외면을 받는다. 이때부터 시작된 심인성 구토가, 괴짜 정신과 의사 이라부 이치로를 찾게 된 연유다.


이라부는 자신의 루틴대로, 일단 비타민 주사부터 맞춘다. 그리고 자신도 바카라을 내고 싶다며 출판사를 소개시켜 달라고 한다. 막무가내로의 부탁이지만 담당의사인 터, 무작정 거절할 수 없었던 아이코는 그 부담을 출판사에 떠넘긴다. 말도 안 되는 원고를 받아든 편집자도 고민이다. 출판사의 인기 작가가 소개한 원고를 쉬이 내치지도 못한다.


편집자의 곤란한 상황을 알지만, 아이코에게는 자신이 더 중요하다. 그깟 것 그냥 내주지 그러냐며 히스테리를 부린다. 출판사도 여간해야 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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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의 히스테리는 <내일>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출판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녀를 그 자리에 올려놓은 것도 그 출판사다. 대중 연애 소설로 급부상한 신인 작가와의 언쟁도 있었다. 그녀 역시 그런 대중 소설로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 것인데, 그 신인 작가를 수준 낮게 본다.


그러다 친구인 편집자에게 말로 한 방 얻어맞는다. 아이코는 작가 데뷔 이후 별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출판 강국 일본에서도 이런 경우는 극소수다. 출판사도 인기 작가에 걸맞는 대접을 해주고 그 히스테리도 받아주느냐 죽을 맛이지만, 지 힘든 것만 중요하다. 고작 한 작품 엎어졌다고... 기존의 결이 아닌 새로운 분위기에 대한 시도도 본인의 선택이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이걸 만류할 수 있나? 그런데 히스테리는 출판사에게 돌아온다.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원고를 출판사에 보낼 때, 소설 한 편 읽지 않으면서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부류로 치부하며, 그녀는 인고의 과정을 거쳐 써내는 소설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녀만큼이나 인고의 과정을 통해 써 내린 글들로도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작가들이, 출판 강국 일본에서도 숱하다. 인고의 과정을 통해 쓴 <내일>이 안 팔리자, 그 경험을 처음 해 본 것. 본인이 얼마나 행운을 누리고 있는 것인지를 깨닫지 못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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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야 기본값이지, 재능들이 모여 겨루는 매대이다 보니 그 재능을 가지고도 결과가 어찌될지 알 수 없는 거고... 안 팔리는 걸 어떡해. 누구를 탓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 바카라을 덜 팔려고 노력하는 출판사가 있을까? 때가 있고, 그 바카라이 가진 운이라는 게 있다. 그게 언제일지 모르니, 작가는 매 작품마다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고, 출판사는 매 신간마다 사력을 다 하는 것이고...


자신의 재능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이게 병이 되는 거야. 글도 예전처럼 못 쓴다. 더군다나 자신이 이룬 성과가 본인의 재능과 감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만 생각하면, 그게 통하지 않을 땐 무너지는 거야. 그런 논리라면 결과가 안 좋은 경우엔 자신의 재능과 감각을 탓해야지, 이럴 땐 또 남 탓을 한다.


‘다 때가 있는 것’이란 말은 자신이 잘 해서 성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롯하게 자신이 못난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겸손과 위로의 제스처도 섞여 있는 거잖아. 물론 성실한 시장조사와 재능에 잇댄 노력은 디폴트지. 그 토대 위에서 운과 때이기도 한 것이고...


이 소설에 왜 이렇게 정이 가는지 모르겠다. 함께 기획 중인 저자 분에게도 추천을 드렸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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