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 천재 바둑기사는 지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지고 돌아온 어느 날, 그냥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지만, 친구들이 도통 놔두질 않는다. 심지어 긁기까지 한다.
“졌냐?”
“나라고 뭐 맨날 이기냐?”
워낙 자기만의 세계에 몰입하는 일에 익숙한 최택은, 친구들 덕분에 다시 열린다. 그 처방은 시원하게 욕 한 바가지를 쏟아내는 것.
소설 <공중그네>를 이끌어가는 구심점인 괴짜 정신과 의사는, 그 괴짜의 성격으로 일탈에 능하다. ‘괴짜’라는 게 괴팍하거나 괴벽을 지닌 캐릭터라기 보단, 내담자를 부추겨 함께 일탈을 경험해 보는 성향이다. 제목으로 내건 <공중그네>는 한 챕터의 제목이기도 한데, 여기서 정신과 의사는 서커스에 도전한다.
괴짜 정신과 의사의 처방은 항상 ‘일탈’이다. 정신의 문제는, 스스로를 옥죄는 강박에서 비롯되는 일. 그 틀을 벗어나는 순간에야 그것이 자신을 옭아매는 틀이었음도 아는 것. 그런데 당사자에게는 뭐가 틀인지 자각이 잘 안 돼. 그래서 일단 뭐라도 자기 규칙에서 벗어나 보는 것. 그러다 보면, 정확히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선명한 단서가 찾아지지는 않더라도, 어느새 해소가 되어 있다.
그런데 심리학이 일탈을 권고할 순 없잖아. 문학은 그런 면에서 조금 자유로운 거야. 그리고 글이나 예술로 승화시키는 이들이 대개 이런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