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붉은 노을>, 다크호스
졸저 <붉은 노을> 속에 등장하는 ‘다크호스’라는 스쿨밴드가 있다. 이는 이문세가 명지대 재학 시절에 그 일원이었다던, 밴드 ‘화이트홀스’의 이름을 염두에 둔 설정이다. 처음엔 ‘화이트홀’의 복수형인 줄 알고, 스쿨밴드 이름을 ‘블랙홀스’로 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명지대의 상징이 백마. 상징성으로 들어 쓰려다 보니 가장 쉬운 방법이 ‘대척’이었다. 또한 내가 학생부 교사로서 겪었던 학교에 대한 양가적 감정에 대한 상징이기도 하다. 꽃 같은 기억도 있는 반면, X 같은 기억도 적지 않기에...
<붉은 노을>이 핸드폰 알람이라는 설정, 그 연장에서 주인공이 꾸는 꿈에 대해 다루는 페이지들이 꽤 있다. 꿈으로부터 다시 현실로 넘어가는 장면에서마다 울리는 알람은, 꿈에서 마주하고 있는 하늘 저편에서 들려오는 천상의 음악이기도 한, 내 나름대론 하나의 복선으로 심어놓은 경우이기도...
난 너를 사랑해. 이 세상은 너뿐이야.
생각해보면, 모든 게 들어 있는 사랑에 관한 문장 아닌가. 실상 진실 된 말이란 건, 그렇게까지 유려한 단어들의 조합은 아닐지 모른다. 꿈이 그렇게 진실 되다 못해 노골적이기도 하잖아. 현실이란 건 때로 비겁하고 궁색한 변명으로의 도피, 뭐가 그토록 어렵고 답답한지. 니체의 말따나, 꿈은 도리어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진정성 없는 허구인지를 보여준다.
학창시절에는 음악이 내 꿈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래 전에 그 낭만의 가치로부터 떠나와, 오랫동안 잊고 살아가던 나는 꿈에서 깬 상태였던 것. 그저 현실, 현실, 현실... 그 현실로 사랑을 대하기도 했고, 그렇다고 바로 보고 있었던 것 같지도 않다. 게다가 솔직하지도 못 했고... 그래서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건, 그저 현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돌아가는, 그 이전에도 꾸역꾸역 살아오고 있었던... 어쩌면 깨어야 할 건, 꿈이 아니라 현실.
소리쳐 부르지만, 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