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이 물러난 자리

당연해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

byLiA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소중한 것들은 조용히
일상의 뒤편으로 물러난다.


매일 보던 풍경도,
늘 곁에 있던 사람도,
아무렇지 않게 건네던 인사도
언제부터인가 특별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린다.


늘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자주 놓친다.

떠나거나,
멀어지거나,
잠시 보이지 않을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 하나가
사실은 내 하루를 가장 따뜻하게 품어주던 시간이었음을.

아무 생각 없이 나누었던 대화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소중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사람도 그렇다.

매일 안부를 묻던 사람이
어느 날 내 곁에 없을 때,

그 사람이 얼마나 오래
내 하루의 한 부분이었는지
그제야 알게 된다.


그때는 너무 익숙해서
고마운 줄도 몰랐던 것들이

사라지고 나면
이상할 만큼 선명해진다.

그 사람이 자주 하던 말투,
함께 걷던 길,
별것 아닌 이야기로 웃었던 순간까지.

그제야 하나씩 떠오른다.

그리고 뒤늦게 생각한다.

그때 조금 더 오래 바라볼 걸.

조금 더 자주 고맙다고 말할 걸.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할 걸.


우리는 왜 늘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알게 되는 걸까.

어쩌면 익숙함이라는 것은
사랑이 없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너무 오래 곁에 있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늘 함께할 것이라는 믿음이
소중함을 잠시 가려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히 당연한 것은 없다.

오늘 곁에 있는 사람이
내일도 같은 자리에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고,

오늘의 평범한 하루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요즘은
조금 천천히 바라보려고 한다.


매일 마주하는 사람의 얼굴을 한 번 더 바라보고,

무심히 지나쳤던 하루의 풍경도
한 번쯤 마음에 담아보려고 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게
고맙다고 말해보려고 한다.


사랑한다는 말도
조금 덜 아끼려고 한다.

언젠가 그 말이
그리움이 되어 돌아오기 전에.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은
대단한 모습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아무렇지 않은 하루를
아무렇지 않게 함께해 주는 사람.

힘든 날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마음.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아침과
저녁의 안부.

어쩌면 그런 평범함이
우리 삶에서 가장 귀한 선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당연하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조금 더 오래 마음을 머물러 본다.

그리고 조용히 말해본다.


고마워.

늘 곁에 있어줘서.

별것 아닌 하루를
별것 아닌 것처럼 함께 보내줘서.


언젠가 그 시간이
그리움이 되기 전에,

나는 오늘의 곁을
충분히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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