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를 돌아보던 아이

사랑은 언제나 뒤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byLiA


초등학교 입학식 날이었다.

교실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나는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았다.

교실 뒤편에 서 있는 엄마가
혹시라도 보이지 않을까 봐.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
먼저 돌아가 버릴까 봐.

나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고,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선생님도, 주변에 있던 부모님들도
조금은 당황했던 것 같다.


그때의 나는 학교가 두려웠던 것이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이
무서웠던 것이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내가 뒤를 돌아볼 때마다
엄마는 한 번도 시선을 거두지 않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엄마를 찾고 있었고,
엄마는 말없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 기억은 오래 남았다.


세월은 참 많은 것을 바꾸었다.

어느새 나는 엄마보다 앞서 걷는 시간이 많아졌고,
어릴 때처럼 자주 뒤를 돌아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삶이 버거운 날이면
마음은 아직도 누군가를 향해 뒤를 돌아본다.

괜찮은 척 하루를 보내다가도
문득 누군가의 안부가 궁금해지고,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마음이 놓이는 날이 있다.

그럴 때면 생각한다.

어쩌면 나는
사람을 쉽게 놓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게 머물러 주었던 시간을
오래 사랑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떠나보낸다.

어떤 사람은 곁에 오래 머물고,
어떤 사람은 잠시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곁을 떠났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내 삶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한때 나를 웃게 했던 마음과
말없이 내 곁을 지켜주었던 시간은
오래도록 내 안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사랑은
곁에 붙잡아 두는 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도
한 사람의 시간을 오래 품어주는 마음이라는 것을.

어린 날,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던 아이는
아직도 내 안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제야 조금씩 깨닫는다.

그때 내가 찾고 있던 사람은
한 번도 나를 놓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앞을 바라보며 걸었지만,
엄마는 늘 내 뒤에서
내가 넘어지지 않는지 바라보고 있었다.

어쩌면 사랑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앞에서 나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걸어갈 수 있도록
조용히 뒤에 서 있는 것.

돌아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


그래서 오늘도
나는 가끔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한다.

잘 지내고 있지.
나도 잘 지내고 있어.

그때의 아이가 이제는 조금 자라
누군가를 기다리고 지켜볼 줄 아는 사람이 되었듯,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앞서 걷되,
뒤를 돌아보면 언제나
따뜻한 마음 하나가 그 자리에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