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익숙해진다는 것

익숙함과 외로움 사이

byLiA

어릴 때는
혼자라는 것을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학교가 끝나면 함께할 사람이 있었고,
집에 돌아가면 누군가의 목소리가 있었다함께하는 일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언젠가 그것이 선택이 되어버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른이 되면서
사람들은 각자의 삶으로 흩어졌다.

매일 보던 사람은
가끔 안부를 묻는 사람이 되었고,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과도
약속 하나를 정하기 위해
서로의 시간을 살펴야 했다.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라
삶의 빈틈마다 조금씩 자리를 잡았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걷고,
혼자 생각한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것들이
이제는 제법 익숙하다.

사람은 결국
혼자 있는 법부터 배운다.

하지만 익숙해진다고 해서
그것이 아무렇지 않아지는 것은 아니다.

혼자가 익숙해진 것과
외롭지 않은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혼자서도 하루는 충분히 지나간다.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지 않아도,
누구에게 기대지 않아도
해야 할 일을 하고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런데 가끔
별것 아닌 연락 하나에
마음이 오래 머문다.

“뭐 해?”

너무 평범해서
평소라면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말.

그런데 어떤 날에는
그 짧은 물음 하나가
하루의 적막 속으로 들어온다.


누군가가
문득 나를 떠올렸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혼자였던 하루의 결이 조금 달라진다.


어른이 될수록
우리는 서로에게 조심스러워진다.

바쁠까 봐,
방해가 될까 봐,
괜한 부담이 될까 봐.

그래서 보고 싶다는 마음도
적당한 이유가 생길 때까지 미뤄둔다.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마음은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혼자 있는 법을 배울수록
함께였던 순간의 의미를
더 선명하게 알게 되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혼자 있는 일에 익숙해지고 있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하루를 정리하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생각을
혼자 마음속에 접어둔다.


그러면서도 가끔,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진다.


오늘은
혼자 있기 싫다고.

어른이 된다는 건
혼자가 되어도 무너지지 않는 법을 배우는 일이지만,

외롭지 않은 사람이 되는 일은

끝내 배우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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