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넘어서야 나만의 원칙을 만들기 시작했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 요즘 내가 세우고 있는 몇 가지 기준들

by찐파워

요즘 내 삶의 바운더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는 일도 많아지고, 만나는 사람도 많아지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다.


콘텐츠를 통해 나를 보는 사람도 많아지고,

누군가의 호의를 받거나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일도 조금씩 늘고 있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나만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그때 기분과 상황에 따라 결정하다 보면,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너무 많이 떠안을 수도 있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노력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반응에 흔들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을 놓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요즘은 거창한 인생철학보다
흔들릴 때 돌아올 수 있는 나만의 기본값을 하나씩 만들고 있다.



1. 몸과 일상

맛보다 시너지를 기준으로 음식을 선택한다.
수면과 운동을 하루의 최우선 기반으로 둔다.
좋은 에너지는 가장 중요한 일에 먼저 쓴다.
흔들릴 때는 루틴으로 돌아간다.


예전에는 먹는 것이 꽤 큰 재미이자 보상이었다.
요즘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느끼는 재미가 더 커졌다.

그래서 음식도 이제는 ‘얼마나 맛있는가’보다 ‘내 삶과 얼마나 잘 맞는가’를 더 보려고 한다.

그리고 결국 하루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건 잠과 운동이다.
피곤한 상태에서 인생을 판단하지 않고, 마음이 흔들릴수록 잘 자고 다시 기본적인 생활로 돌아간다.



2. 일과 선택

통제할 수 있는 것에는 최선을 다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내려놓는다.
다 가지려 하지 말고, 지금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선택한다.
작은 이익에 소모되지 않는다.
완벽하기보다 빠르게 실행한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과 모든 것을 붙잡는 것은 다르다는 걸 점점 배우고 있다.

작은 손해는 감수할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한 한 가지는 지키고 싶다.
모든 기회에 반응하지 않고, 내가 꼭 해야 할 일 외에는 역할을 나누는 것도 연습 중이다.


그리고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내 철학에 위배되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게 철학은 여러 조건 중 하나가 아니라 통과 조건이다.

이 일이 사람을 존중하는가.
참여자를 숫자나 소비자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 보고 있는가.
끝나고 나서도 내가 스스로 떳떳할 수 있는가.

그걸 먼저 본다.



3. 관계와 돈

모든 것에 반응하지 않는다.
나를 과하게 설명하거나 증명하는 데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돈을 쓰지 않는다. 진짜 주고 싶을 때 쓴다.
진짜 주고 싶을 때 주고, 준 뒤에는 잊는다.

예전보다 침묵과 여백을 조금 더 허용하려 한다.
모든 사람이 나를 이해할 필요는 없고, 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를 선택하고 싶다.


돈도 마찬가지다.

감사한 마음을 꼭 돈으로만 표현하지 않고,
생색낼 이유로 돈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관계에는 기꺼이 쓰되, 관계를 돈으로 유지하지 않는 것.


그리고 인간은 슬롯적 동물이라는 것도 기억하려 한다.
나만 잘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목표와 성장을 기꺼이 응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4. 콘텐츠와 영향력

콘텐츠를 위해 삶을 만들지 않는다. 삶에서 콘텐츠를 건진다.
사람 / 도전 / 움직임 / 연결을 남긴다.


관계가 아니라 이야기로 큐레이션한다.
호의는 감사히 받되, 판단권과 독립성은 지킨다.


나는 유명해지는 것 자체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야기가 생기는 장을 만드는 사람에 더 가까워지고 싶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을 다 보여주는 것이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편집할 때 이런 질문을 해보려고 한다.

“이 사람이 내가 모르는 사람이었어도 이 장면을 넣었을까?”


친한 사람이라서, 유명해서, 고마워서 넣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이 이야기에 필요해서 넣고 싶다.


앞으로 더 많은 호의와 제안을 받게 되더라도 기준은 비슷할 것 같다.

“이걸 받고 나서도 나는 이 사람에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가?”


받은 호의 때문에 판단이 달라진다면, 이미 호의 이상의 것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최근에는 아주 작은 것도 바꿨다.

카지노톡 생일 알림을 껐다.


선물을 받는 건 여전히 좋다.

하지만 ‘선물을 받기 쉽게 만드는 장치’를 일부러 열어두는 건 내가 가고 싶은 방향과 조금 다르다고 느꼈다.

축하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직접 “나 오늘 생일이야, 축하해줘” 라고 말하면 된다.

축하는 받으면 좋지만, 호의를 유도하지는 않는다.



5. 성장

배움은 현장에서 완성한다.
배운 것은 써보고, 작은 반복을 복리로 만든다.

나는 실전으로 연결했을 때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인 것 같다.

배우고, 바로 해보고, 피드백 받고, 다시 고친다.
영어든 DJ든 인터뷰든 결국 작은 반복이 쌓여 내 것이 된다.




아마 이 원칙들은 계속 바뀔 것이다.

그래도 지금의 나는 삶이 커질수록 더 많은 것을 가지는 사람보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원칙은 나를 가두는 규칙이 아니라,
점점 커지는 삶 안에서 내가 나를 잃지 않기 위한 기준에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