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이 크다는 건 뭘까

기준은 선명하게, 사람에게는 너그럽게

by찐파워

나는 오래전부터 그릇이 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게 어떤 사람인지도 정확히 모른 채 말이다.


어떻게 해야 그릇이 커질 수 있을까?


그릇이 큰 사람은 이해심이 많고 남을 잘 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사람과 상황을 포용할 줄 알고,
작은 일 하나하나에 반응하지 않고 웃어넘길 줄 알고,
이해되지 않는 것들도 존중할 줄 알고,
시야를 넓히는 리더십을 키우다 보면 그릇도 함께 커질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노력했다.

조금 손해를 봐도 괜찮다고 생각했고,
상대의 입장에서 보려고 애썼다.



그러다 최근,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릇이 큰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을 품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남을 포용하기 전에 더 먼저 필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나를 포용하는 능력이었다.


속상한 나도, 실수한 나도, 조금 부족한 나도.

"괜찮아."

그렇게 가장 먼저 스스로의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


어쩌면 그때부터 사람은 조금씩 그릇이 커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하자, 다른 사람의 기준보다 내 기준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됐다.




그 이후 신기한 변화가 생겼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너그러워졌다.


예전에는 "왜 저렇게 하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면,


요즘은 "아, 저 사람은 저런 스타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곰곰이 이유를 생각해 보니 답은 단순했다.


내 기준이 선명해졌기 때문이다.

내 기준이 선명해지자, 인정받아야 한다는 마음도 조금씩 옅어졌다.


예전에는 내 기준이 흐릿했다.

그래서 쉽게 흔들렸다.


인정받고 싶었고, 비교도 많이 했다.

하지만 내 기준이 선명해질수록 더 이상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으려 애쓰지 않게 됐다.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게 되니
남의 기준으로 내 삶을 증명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리고 그 여유는 자연스럽게 타인에게 향했다.

나와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니까.

그 사람은 그 사람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것뿐이니까.


그래서 요즘 내 마음속에 오래 남는 문장이 하나 있다.


기준은 선명하게. 사람에게는 너그럽게.


내 기준은 더 단단하게 세우되, 그 기준을 남에게 들이대지는 않는 것.




돌아보면,


그릇이 커진다는 것은
많은 사람을 품는 능력이 아니라,

내 기준은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제야 '그릇이 크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 알 것 같다.


기준은 선명하게.

사람에게는 너그럽게.



- 오늘 아침을 먹다 문득 떠오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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