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탈출 대신 독배를 든 철학자

다비드-소크라테스의 죽음

byJUNI KANG

친구들은 감옥에서 빠져나갈 길을 마련했지만, 소크라테스는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작품 정보]

작가: 자크 루이 다비드(Jacques-Louis David, 1748~1825, 프랑스)
작품명: 소크라테스의 죽음(The Death of Socrates / La Mort de Socrate, 1787)
기법: 캔버스에 유채, 크기: 129.5 × 196.2cm

소장처: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DP-13139-001.jpg The Death of Socrates,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Public Domain


기원전 399년, 날이 밝기 전의 아테네 감옥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오랜 친구 크리톤이 잠들어 있는 그를 찾아왔습니다. 사형 집행일이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이미 소크라테스를 감옥에서 빼낼 방법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돈도 준비했고, 아테네를 떠난 뒤 머물 곳도 알아보았습니다.

살아날 수 있는 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탈출하지 않았습니다.


플라톤의 <크리톤>에 따르면, 그는 자신에게 내려진 판결이 부당하더라도 부당함을 또 다른 부당함으로 갚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생 아테네 시민으로 살며 그 법의 보호를 받아놓고,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이 내려졌다는 이유로 법을 어길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준비한 탈출은 그에게 자유가 아니라, 자신이 평생 가르쳐 온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에게 내려진 죄목은 아테네가 믿는 신들을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신을 끌어들였다는 것, 그리고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아테네의 광장과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정의란 무엇인지, 용기란 무엇인지, 자신이 안다고 믿는 것을 정말 알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 질문은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사고의 시작이었지만, 권력자와 명망가들에게는 불편한 공격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소크라테스는 결국 독배를 마시는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것은 독약이 몸에 퍼져 죽어가는 모습이 아닙니다.

독배를 받기 직전의 순간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침상에 똑바로 앉아 있습니다. 흰 천을 허리에 두르고 있으며, 상체는 단단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감옥에 갇힌 일흔 살 노인이라기보다 연설을 이어가는 장년의 철학자처럼 보입니다.

그의 왼손 검지는 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육체는 죽어도 영혼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자신의 생각을 제자들에게 설명하는 몸짓으로 읽힙니다. 그는 죽음을 앞에 두고도 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비드는 소크라테스가 마지막까지 영혼의 불멸에 관해 이야기했다는 플라톤의 <파이돈>을 바탕으로 이 장면을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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