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구조받은 소년이 외면한 자유

코플리-왓슨과 상어

byJUNI KANG

아홉 사람의 손으로 살아남은 소년은 훗날 노예무역을 지키는 편에 섰다


[작품 정보]

작가: 존 싱글턴 코플리(John Singleton Copley, 1738~1815, 미국 출생·영국 활동)
작품명: 왓슨과 상어(Watson and the Shark, 1778)
기법: 캔버스에 유채, 크기: 182.1 × 229.7cm

소장처: 미국 워싱턴 D.C.,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

image.png왓슨과 상어(Watson and the Shark, 1778) 출처: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관, CC0


1788년, 영국 의회에서 한 상인이 노예무역 폐지에 반대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브룩 왓슨이었습니다. 당시 쉰세 살이었던 그는 노예무역이 폐지되면 서인도제도에서 자신이 팔던 상품 가치가 낮은 생선의 시장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생선은 농장에서 강제 노동을 하던 아프리카 노예들의 식량으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왓슨에게 노예무역은 인간의 자유보다 먼저 계산해야 할 사업이었습니다.

그런데 39년 전, 그는 낯선 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었던 소년이었습니다.


1749년, 열네 살의 왓슨은 쿠바 아바나 항구에 정박한 무역선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일찍 부모를 잃은 그는 어린 나이에 선실의 허드렛일을 맡으며 바다를 따라다녔습니다. 어느 날 항구의 따뜻한 물에서 헤엄치던 그에게 상어가 달려들었습니다.

첫 공격에서 상어는 소년을 물속으로 끌고 갔습니다.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 소년을 상어가 두 번째로 덮쳤습니다. 이번에는 오른발을 물어뜯었습니다. 배에 있던 선원 아홉 명이 급히 작은 보트를 내려 소년에게 다가갔지만, 상어는 피가 번진 물속을 돌아 다시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왓슨의 몸에는 더 이상 피할 힘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때 선원들이 손을 뻗었습니다.

누군가는 노를 저어 배를 소년 쪽으로 밀었고, 누군가는 배 밖으로 몸을 내밀었습니다. 한 사람은 작살을 들어 상어를 막으려 했고, 다른 사람은 동료가 물에 빠지지 않도록 옷자락을 붙잡았습니다. 그렇게 아홉 사람이 힘을 모아 소년을 끌어냈습니다.

왓슨은 오른쪽 다리를 무릎 아래까지 잃었지만 살아남았습니다.

image.png왓슨과 상어(Watson and the Shark, 1778) 부분확대

사고가 일어난 지 29년 뒤, 성공한 상인이 된 왓슨은 화가 존 싱글턴 코플리에게 그날의 구조 장면을 그려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일반적인 부유층이라면 값비싼 옷과 넓은 저택, 자신의 재산을 보여주는 초상화를 남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왓슨은 옷도 입지 못한 채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열네 살의 자신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가장 무력했던 순간을 통해 가장 강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죽음 앞에서 살아남은 소년이 마침내 성공한 상인과 정치가가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미국 국립미술관도 왓슨이 이 사건을 개인적인 용기와 영웅적 생존의 이야기로 적극 알렸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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